캘리포니아주 버튼윌로우 인근의 몬터레이 셰일 지층에서 가스가 연소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캘리포니아주 버튼윌로우 인근의 몬터레이 셰일 지층에서 가스가 연소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란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에너지 기업들이 앞다퉈 가스 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가스 개발 프로젝트의 거래량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늘었고, 인수가(價)도 기존 업계 산정 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중동의 석유 부국들까지 해외 가스전 개발에 뛰어들면서 미국의 가스전 몸값이 껑충 뛰기도 했다.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에너지 업계에서 가스 생산 프로젝트 인수 비용으로 지출된 규모가 320억달러(약 43조9000억원)를 넘었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파이낸셜타임스(FT)의 해설이다.

가스 개발은 보통 탐사를 통해 매장량 등에서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 가스전을 시추하고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업계에서는 업스트림(Upstream)이라 부르는데, 올해 가스 업스트림 거래 금액은 우드 매켄지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금액보다 평균 21%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에너지 기업마다 천연가스 개발에 혈안이 되다 보니 ‘웃돈’까지 붙은 것이다. 우드 매켄지는 올해 가스 업스트림 거래 금액이 2013년 이후 최고가라고 전했다.

에너지 기업들이 가스전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에 대해 FT는 기후정책이 과도기적인 상태에 머무르면서 가스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가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가 최근 미국 등 정권이 바뀐 국가들이 이에 제동을 거는 경우가 늘어났다. 아직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불충분하고, 그렇다고 다시 석유·석탄으로 돌아가자니 부담스러워 ‘중간재’ 성격인 가스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수준의 에너지 정책이 지속될 경우, 가스 수요 증가세가 석유를 앞지를 것이라 예상했다. IEA는 각국 정부가 더 강력한 기후 정책을 편다면 오는 2035년께 가스 수요가 상승을 멈출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수십 년 동안 가스 수요는 석유보다 더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여기에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중동 지역 석유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가스전 개발 열풍을 일으킨 측면도 있다. 우드 매켄지의 기업 및 인수합병(M&A) 리서치 디렉터인 그레그 에이킨은 “미국과 이란 전쟁이 가스 투자의 타당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며 “(가스 사업에서) 경쟁이 심화했고, 수요 전망이 이를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면서 필연적으로 더 강력한 가격 책정 가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에 중동의 석유 부국들도 해외의 가스전을 개발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영석유기업 애드녹은 해외 투자 부문인 XRG 통해 미국 텍사스와 모잠비크, 투르크메니스탄에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고, 아제르바이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에서 가스 사업을 추가로 계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도 텍사스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중동 국가들의 전략 덕분에 미국의 가스 산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황을 누릴 정도다.

올해 상반기 북미 지역의 비전통 가스 자원 개발에 투입된 자금은 300억달러(약 41조원)였다. 이는 지난 3년간 가스전 개발에 들어간 평균 투자 비용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사 스파크 커모디티스에 따르면 미국 걸프 연안산 액화천연가스(LNG)의 가치는 100만BTU(영국 열량 단위)당 21.98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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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