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명석 협회장 “4개 독소조항 전면 보완 요청”

단체 등록요건 40%·제3자 참여 제한 등 요구

11일 공정거래위원장 간담회서 정식 건의 예정

“갑질 처벌 강화해야” 연내 윤리경영 인증 도입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가맹사업법 개정안 시행령 예고안이 본사와 점주의 소통을 늘리기보다 갈등과 분쟁만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매우 무겁게 우려하고 있다.”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시행을 앞둔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행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 및 고시 제정안 예고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나 회장은 정부 시행령이 법 취지를 오히려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4개 항목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전면 보완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협회가 지목한 독소조항은 크게 ▷단체 등록요건 ▷협의 대상 및 제외 사유 ▷제3자 참여 ▷재협의 제한 등 4가지다. 단체 등록요건을 살펴보면 정부안은 전체 가맹점사업자(가맹점주)의 ‘10% 이상’이 가입하고, 가입자가 30명 이상인 단체일 경우 본사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정부안 초안의 ‘30% 이상’에서 기준이 대폭 낮아졌고, 가입자 최저선이 신설됐다.

정부안대로 제도가 시행될 경우 1개 브랜드에서 최대 10개에 달하는 등록단체가 본사 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안은 가입비율 30% 미만 단체의 경우 미가입 가맹점주에게 협의요청 사실과 단체 의견 등을 공지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 증빙자료를 등록기관과 가맹본부에 전달하도록 했다.

협회는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40% 이상’을 단체 등록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협회 측은 “의견을 모아서 통지만 하고 (미가입 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어 형식적 절차에 그칠 것”이라며 “10%를 유지한다면 최소한 대표성이 있는 비율만큼 동의받거나, 그게 아니라면 수많은 단체를 모을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 대상을 ‘가맹계약서 법정 기재사항 전반’으로 정한 정부안도 문제로 삼았다. 협회는 출점 전략이나 신제품, 가격 산정 방식 등 브랜드 핵심 전략에 다름없는 민감한 정보는 협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안은 브랜드의 통일성·본질을 훼손하거나 부당한 경영간섭에 해당하는 요구는 협의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그러나 협회는 항목별로 명확하게 협의·제외 대상을 열거하는 방식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등록단체와 협의 시 참석자 요건에 본사와 점주 외 ‘당사자를 적법하게 대리하는 자’가 포함된 점도 독소조항에 올랐다. 협회는 이 같은 정부안이 사실상 ‘제3자’에 해당한다며, 계약관계가 증명된 변호사를 제외한 제3자의 참석은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동일주제 180일, 별개주제 60일인 재협의 기간도 각각 1년, 90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나 판촉 약정 등 동일주제는 연 단위 전략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별개주제의 경우 다수의 등록단체가 안건을 나눠 요청할 경우 사실상 ‘상시 협의’ 체제가 될 공산이 크다고 봤다. 가맹점주 100명 미만인 영세 브랜드는 별개주제에 한해 기한을 120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협회는 정부안이 가맹본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 회장은 “업계는 6월 정부 초안에 우려가 있었으나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며 성실하게 논의했고 균형 있는 안이 마련되기를 기다렸으나, 예고안의 내용이 오히려 악화됐으며 이 과정에서 사전 협의와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다”며 “현장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형식에 그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오는 11일 예정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면 보완을 건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협회는 상생·윤리경영을 이행한 회원사를 상대로 연내 인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소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일으킨 불공정행위가 산업 전체에 대한 규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협회 차원의 자정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나 회장은 “특정 몇몇 브랜드의 갑질이 1만여개 가맹본부의 프레임으로 씌워지는 게 가슴 아프다”며 “계속 본부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사무총장은 “본사와 점주 간 문제나 본부의 갑질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인증 철회 등을 할 예정”이라며 “가맹본부가 가맹사업법,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면 처벌을 강화하거나 확실히 하면 된다”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