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망명 신청 건수 33만2000건…작년 동기比 17%↓

지난 7월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건너가려는 이주민들이 해변을 걷고 있다. [AP]
지난 7월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건너가려는 이주민들이 해변을 걷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유럽연합(EU)이 난민과 이주민 유입을 억제하기 위한 강경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EU 전역의 망명 신청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U 회원국과 유럽 내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협약 가입국에 접수된 망명 신청은 33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한 규모다.

EU 망명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상반기 망명 신청 현황을 10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망명 신청 감소는 유럽 각국이 최근 이주민 유입과 체류 관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잇따라 추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럽 각국은 올해 초 EU에서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주민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송환센터를 알바니아와 르완다 등 EU 역외 제3국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독일도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주민에 대한 추방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변화 속에 독일에 접수된 올해 망명 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50% 급감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망명 신청 건수가 8485건에 그쳐 40년 만에 가장 적었다. 덴마크도 지난해 1∼11월 망명 신청 건수가 1835건에 불과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국경을 불법 월경한 건수도 지난 2년 동안 55%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성과에도 반(反)이민을 내세우는 극우 세력들이 유럽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은 지난 6일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40%를 웃도는 득표율로 승리해 유럽 전역에 충격을 줬다.

주요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정부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다음 주로 예정된 국정연설에서 EU의 새로운 이민 정책의 효과를 알리도록 압박하고 있다.

주류 정치인들도 이민 문제에 대한 우려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라는 것이다.

마그누스 브루너 EU 이민 담당 집행위원은 “수치가 모든 걸 보여준다. 유럽의 새 이민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는 유럽 국경에서의 노력을 계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