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경찰서, 11~12일 고발인 조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경찰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 고발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다. 이 전 시의원은 지난 4일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김 후보를 고발했고 이 사건은 영등포서에 배당됐다.

영등포서는 고발장 내용을 토대로 법리 검토를 마치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벌인다. 오는 12일에는 또 다른 고발인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총장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전 의원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나라 최고 국가기관인 식약처에서 제넨셀의 허위·조작 서류를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가 가장 충격적”이라며 “식약처가 모든 절차를 다 거쳤는데도 허위 조작 서류를 걸러내지 못했다면 제2의 제넨셀 같은 기업도 허위 서류로 식약처를 기망해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두고 “단순한 민원이나 청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기관의 의약품 심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역대급 게이트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향후 김 후보자의 제넨셀 관련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기도당위원장 재직 시절 비자금 페이백 의혹 등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해야 하고 의원직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당시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사업가 양모 씨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업체 제넨셀 대표 강모 씨의 청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양씨는 2021년 10월 7일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다음 날에도 김 전 처장에게 말을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했고 김 후보자는 “오케(오케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같은 달 12일 김 전 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임상시험 승인 신청을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양씨로부터 식약처 담당 부서를 전달받은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생약제제과·임상제도과·통계분석팀을 거론하며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앞서 제넨셀이 2021년 9월 23일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하자 같은 달 30일 인도 임상시험 결과의 상세 근거자료 등을 포함해 14개 항목의 자료 보완을 요구했다. 제넨셀은 10월 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식약처는 10월 26일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 전 시의원 “김 후보자, 승인 졸속 통과 지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고발인 조사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고발인 조사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이 전 시의원은 김 후보자의 요청이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조사에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김 후보자가 업체를 특정하고 부서를 특정해서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했다”며 “실무진에게 졸속으로 통과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9월 30일까지 승인이 안 되던 임상 계획이 김 후보자가 적극 나선 후 일사천리로 통과된 사실에 비춰보면 식약처 실무진이 절차를 사실상 생략했거나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 등 실질적 심사에 있어 직무를 유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식약처의 심사 과정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김 후보자 의원실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식약처에 요구한 35건의 자료가 모두 공문을 통해 이뤄졌지만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요청은 공문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8일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검찰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한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소유예는 법원의 확정판결과 달리 재수사를 제한하는 효력이 없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