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사 중 1위…마이크론 80%·SK하이닉스 76%
2분기 영업이익 1조9000억엔…흑자 전환
닛케이 “韓·美·日 시장 판도 재편 가능성”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6개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에서 1위에 올랐다. 이에 한국·미국·일본 업체들이 주도해온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CXMT가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률 82%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80%·3~5월), 샌디스크(78%), SK하이닉스(76%), 키옥시아(74%)를 모두 웃돌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이익률(70%)도 넘어섰다.
닛케이는 QUICK·팩트셋과 각사 자료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EBIT(이자·세전이익)를 비교했다.
임시 저장장치인 D램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CXMT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CXMT의 4~6월 영업이익은 약 1조9000억엔(약 16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동기에는 약 290억엔(약 2500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의 10배 수준인 약 2조3000억엔(약 20조원)으로 늘어 6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CXMT의 높은 수익성 배경에는 범용 D램 가격 급등이 있다.
닛케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경우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PC와 게임기 등에 사용되는 범용 D램 공급이 줄었고, DDR5 가격이 급등했다. 범용 D램 비중이 높은 CXMT가 이 같은 시황의 최대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와 PC 등에 사용되는 메인메모리인 DDR5의 계약 구조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HBM은 하이퍼스케일러와 연간 공급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 단기적인 시장 가격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반면 DDR5는 시황과 연동되는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이 실적에 빠르게 반영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3월 이후 HBM의 수익성이 DDR5를 밑돌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오카모토 KPMG FAS 준집행임원 파트너는 “현재와 같은 국면에서는 범용 D램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시황 개선의 혜택을 받기 쉽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CXMT의 투자 여력도 커지고 있다. 영업현금흐름과 투자현금흐름을 합산한 잉여현금흐름(FCF)은 1~6월 약 2조2000억엔(약 19조200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약 2조8000억엔(약 24조4000억원) 가량 개선됐다.
CXMT는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과 정부 지원을 활용해 증산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상하이에는 신규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CXMT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QUICK·팩트셋에 따르면 자사주를 제외한 CXMT의 시가총액은 87조엔으로 텐센트를 제치고 중국 증시에서 가장 큰 규모로 올라섰다. 키옥시아의 시가총액 31조엔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한다.
주가수익비율(PER)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메모리 업종은 실적 변동성이 큰 탓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키옥시아의 예상 PER이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CXMT는 20배에 육박한다.
CXMT 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모회사 양쯔메모리홀딩스(CCSH코퍼레이션)도 상장을 신청하는 등 중국 메모리 업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CXMT와 YMTC가 재무 여력을 키워 적극적인 설비투자에 나설 경우 기존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닛케이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한 뒤 저가 공세에 나설 경우 메모리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한국·미국·일본 중심의 기존 시장 판도를 재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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