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자금은 전자지갑에서

승인은 기존 카드망으로

“토큰화자산 결제는 스테이블코인”

“기존 카드·정산망으로 연결해야”

문성길 비자코리아 이사가 ‘더 프론티어: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 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문성길 비자코리아 이사가 ‘더 프론티어: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 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실물연계자산(RWA) 등 토큰화 자산을 현실 경제에서 활용하려면 결제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기존 카드·정산망을 연결해야 한다는 업계 제언이 나왔다. 온체인에서 보유한 자산을 기존 결제 인프라를 통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토큰화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IFC에서 타이거리서치와 딜로이트가 주최한 ‘더 프론티어: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 서밋이 열린 가운데 문성길 비자코리아 이사는 “현실의 자산을 온체인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는 토큰화의 효율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며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결제자산이 토큰화 자산과 연결될 때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RWA 생태계에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 이유로 RWA 거래·운영 효율성 제고, 해외발행 토큰화 자산 연계, 국내 투자자 기반 확대를 꼽았다.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통화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 높은 결제 자산인 데다 레버리지 루핑(Leverage Looping) 등 고도화된 금융기법과 연중무휴 거래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유용하다고 봤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자산 거래를 넘어 실물경제의 지급결제 수단으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2024년 말부터 거래가 가파르게 늘면서 월간 거래량은 최고 약 1조80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카드와 연계한 일상 결제가 늘면서 지급수단으로서의 역할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비자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카드 결제액은 전년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문 이사는 “아직 절대 규모는 미미하지만 반기마다 두배씩 성장하는 식으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유통량보다도 훨씬 빠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레돗페이 카드와 이더파이 캐시 비자, KAST 비자 카드 등이 꼽힌다. 간편 결제 경험과 고객층에 맞춘 서비스, 포인트 등 보상 체계를 앞세워 온체인 자산을 일상에서 사용하도록 유도한 사례다.

스테이블코인 카드 서비스는 결제의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에서 처리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전자지갑에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기존 카드망을 통해 승인 절차가 이뤄지고, 정산 단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화폐로 바뀐다. 소비자는 온체인 자산을 사용하지만 가맹점은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대금을 받는 구조다. 기존 카드망을 유지하면서 결제자금의 원천만 은행 계좌에서 전자지갑으로 바꾼 셈이다.

이날 문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이 실물경제의 지급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면서도 “기술적 연동은 온체인과 실물경제를 연결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이용자를 늘리려면 카드사와 중개기관이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고 결제 비용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이사는 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 일부를 카드사 등 유통 파트너에 나눠주고 해당 자금을 카드 혜택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오픈 스탠다드(Open Standard)’는 유통 기여도에 따라 운용수익을 배분한다. 오픈 스탠다드는 비자와 블랙록, 스탠다드차타드, 스트라이프 등 180여개사가 참여했으며 연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오픈 USD(OUSD)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픈 스탠다드는 특정 발행사 한 곳이 소유하지 않고 참여사로 구성된 이사회의 감독을 받는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국채 등 준비자산 운용으로 얻은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이익은 생태계 기여도에 따라 참여사에 배분한다. OUSD의 발행 및 상환 과정에서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문 이사는 “국내에서는 관련 법제화 방향과 금융당국 지침이 허용돼야 하지만 제도적 제약이 해소되면 국내 금융기관도 비자가 제공하는 비자스테이블코인 플랫폼(VSP)을 통해 OUSD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다”며 “기존 비자 회원사가 아닌 금융기관도 VSP에 온보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온체인 경제라고 해서 블록체인 기반 체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기존 금융이 구축한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온체인 경제가 현실에서도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자산업계 “스테이블코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크립토360]

디지털자산업계 “스테이블코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크립토360]

국세청이 오는 10월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안 마련을 준비하는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가 투자형 자산부터 향후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까지 일률적으로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70240


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