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용 전 장관 사망 소식에
5·18단체 “사과 남겼어야”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신군부 ‘핵심 5인’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이 13일 94세를 일기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은 “끝내 사죄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며 지적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재대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5·18 책임자이자 옛 전남도청 진입 작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 전 사령관이 사죄 없이 떠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고 사무처장은 “진정성 있는 참회를 수십 년간 기다린 오월 영령, 유가족, 부상자들의 가슴에는 또 한 번 상처가 남게 됐다”며 “신군부 인사들이 외면한 책임을 기록하기 위해 5·18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재혁 5·18 유족회 회장도 “살아있을 때 양심선언이나 고백을 했다면 5·18의 진실을 밝히고 용서받을 기회도 있었을 것”이라며 “46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전 사령관이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당시의 잘못까지 묻힐 수는 없다”며 “모든 행적에 대한 책임과 진실은 역사에 기록돼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극정 5·18 부상자회 회장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었다면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는 남겼어야 했다”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사죄도 참회도 없이 떠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당시 상황을 아는 신군부 인사 중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라도 사죄해야 한다”며 “그것이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최소한의 행동”이라고 촉구했다.
윤남식 5·18 공로자회 회장은 “5·18의 진실을 모두 밝혔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며 “신군부 핵심 5인이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진실을 밝힐 기회도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정 전 사령관은 5·18 당시 특전사령관으로 광주에 투입된 특전사부대를 지휘했고, 1997년 대법원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관련 내란 혐의 등이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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