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 ‘중장년 1인 가구주의 사회적 배제 위험’ 보고서
남성 1인 가구, 우울감·관계 단절에 경제·노동 등 위험도 커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올해 4월 경기도 김포 한 다세대 주택.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에 소방과 경찰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50대 남성이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복지사각지대 발굴 기준 43개 정보 가운데 단전, 단수 같은 체납 3건이 발견됐고, 건강보험료가 22개월 밀렸다. 통신사와 금융기관 연체도 있었다. 망자는 이미 1월에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분류됐다. 복지사의 현장 방문을 앞두고 있었지만 AI 상담 전화만으로는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
1인 가구 중 연령대별 비중이 가장 큰 중장년 1인 가구주가 다인 가구주에 비해 경제, 고용, 주거 등 삶의 전반에서 소외되는 ‘사회적 배제’ 위험에 훨씬 크게 노출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게재된 ‘중장년 1인 가구주의 사회적 배제 위험’이라는 논문에서 송스란 한국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이 같은 실태를 밝혀내고 다차원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을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복지패널(KOWEPS) 19차(2024년) 자료를 활용해 만 40세~64세 중장년 가구주 25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령대별 1인 가구의 비중을 보면, 2015년부터 2024년도까지 모두 중장년 1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청년 1인 가구, 노년 1인 가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기존의 1인 가구 정책 지원 대상이 주로 청년과 노인에게 집중돼 청년과 노인 중심의 지원 정책이 주로 수행돼 온 점을 고려할 때, 전체 1인 가구에서 비중이 가장 높으나 정책 지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중장년 1인 가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성별, 연령, 학력, 거주지, 장애 여부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보정한 후 분석한 결과, 중장년 1인 가구주는 다인 가구주에 비해 경제 배제 위험이 19.4%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고용 배제(12.7%포인트), 주거 배제(8.4%포인트), 사회 관계망 배제(7.6%포인트), 건강 배제(7.0%포인트) 순으로 위험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세부 영역별로는 ‘경제 및 고용 배제’ 부문에서 일시적인 공과금 미납보다는 ‘지속적인 저소득 상태’가 주원인이었고, 노동시장 이탈뿐 아니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 위험이 컸다.
‘주거 배제’ 부문에서는 주택의 물리적 열악함 자체보다 월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이 30%를 넘는 ‘비용 부담’과 필수 주거 시설 공동 사용 문제가 두드러졌다.
‘건강 및 관계 배제’ 부문에서는 병원 접근성 문제보다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 불안감이 컸고, 가족 및 사회적 친분 모두에서 만족도가 떨어져 관계적 고립 위험이 확인됐다.
특히 성별에 따른 사회적 배제 양상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1인 가구주는 경제·고용·주거·건강·사회관계망 등 5개 전 영역에서 다인 가구주보다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았고, 심한 우울감과 관계 단절이 동반돼 고독사 고위험군으로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반면, 여성 1인 가구주는 경제 배제 영역에서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여성 1인 가구가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여성 다인 가구주의 기저 배제 위험 자체가 이미 고용 72.2%, 주거 36.7% 등으로 남성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돌봄 책임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저임금 일자리 등 구조적 문제가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여성 가구주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송 연구원은 “그동안 1인 가구 정책이 주로 청년과 노인에게 집중되면서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며 “분절적인 소득·주거 지원에서 벗어나 다차원적 배제를 동시에 다루는 통합 사례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성 1인 가구를 위한 고립·우울 연계형 예방 정책과 여성 가구주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한 보편적 복지 확대를 주된 정책 과제로 제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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