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여청사건 소위원회’ 10월 운영

재조명받는 ‘여아 사망’ 사건 상정될 듯

전문가 4~6명 참여·당사자 직접 진술

7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을 경찰이 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종결한 판단이 적절했는지 심의해달라는 신청이 최근 제기됐다. [AI로 제작]
7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을 경찰이 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종결한 판단이 적절했는지 심의해달라는 신청이 최근 제기됐다. [AI로 제작]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7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이 서울경찰청이 새로 도입하는 ‘여성·청소년 사건 전담 수사심의위원회 소위원회’의 1호 심의 사건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사건과 다른 지휘계통에 있는 여청 사건을 외부 전문가들이 한 차례 더 검증하는 새 절차의 첫 적용 사례가 될 전망이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청은 지난 1일 국가수사본부 지침에 따라 내달부터 여청 사건 수사심의 소위원회를 시범 운영한다. 소위원회는 여청 분야 외부 전문가 4~6명이 개별 사건 심의에 참여한다. 가정폭력·성폭력·교제폭력·스토킹·학대 등 여성과 청소년·아동을 겨냥한 범죄를 전문가들이 ‘사전 검토’를 한다는 취지다.

이후 필요하면 본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안건으로 상정한다. 여청 사건 전담 소위원회를 두는 방안은 지난달 초 경찰수사개혁위원회에 보고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위원들이 사건관계인, 당사자를 불러 입장을 들은 뒤 본 심의위원회에 올라가기 전에 한 번 더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성북구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이 신설되는 소위원회의 첫 검토 사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2019년 6월 A양이 숨졌는데 당시 경찰은 아동학대 가능성 등을 조사했지만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다. 올해 초 이 사건이 다시 공론화되자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나섰다. 하지만 증거가 나오지 않아 다시 지난 4월 다시 종결했다.

유족은 부검 결과 A양의 혈액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되는 등 학대 의심 정황이 있었다며 기존 수사가 적절했는지 다시 판단해달라고 지난 7일 서울청에 수사심의를 요청했다. 통상 사건관계인은 사건 종결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수사심의를 신청해야 한다.

성북구 사건은 이 기한을 넘겼다. 하지만 서울청은 예외적으로 수심위 심의 안건으로 올릴 수 있을지 소위원회에 판단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청 관계자는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이기에 (수사심의 요청을) 각하하지 않고 위원들의 판단을 받아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여성·청소년 수사 워크숍의 모습. [연합]
2024년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여성·청소년 수사 워크숍의 모습. [연합]

자꾸 수사에 붙는 ‘물음표’…수사심의 기능 키우는 경찰

경찰의 여청 부서는 형사·수사 파트와 별개로 떼어져 있고 지휘체계도 다르다. 일선 경찰서 여청 사건 담당 인력은 만성 부족 상태인데, 처리해야 할 사건은 해마다 는다. 수사의 적정성, 적법성을 검토하는 기능도 상대적으로 미흡하단 지적도 이어졌다. 이는 전반적으로 여청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수사 품질도 떨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울청 수사심의계 관계자는 “여청 수사는 지방청 단위에서 수사·형사부의 지휘를 받지 않아 수사나 형사 사건보다 촘촘한 거름망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늘 있었다”며 “형사·수사 사건은 수사심의계가 조사하고 심의위원회를 통해 검증하지만 경찰서 여청 사건은 별도로 처리해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하반기에 여청 소위 도입과 더불어 수사심의 조직도 확대개편했다.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과 산하에 있던 수사심의계를 모두 총경급 과장이 이끄는 수사심의과로 개편했다. 일선 수사에 대한 심의·검증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경찰청 관계자는 “과장 배치는 하반기 총경 인사와 맞물려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