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국민참여위원 180명 숙의 결과

내신 서·논술형 확대는 72.8%가 필요

수능 전 영역 도입 찬성엔 5.5% 그쳐

가장 큰 우려는 ‘채점 공정성’ 48.3%

국민 180명이 1박2일간 대입제도를 놓고 숙의한 뒤 내놓은 답은 이처럼 ‘조건부 찬성’에 가까웠다. 사진은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
국민 180명이 1박2일간 대입제도를 놓고 숙의한 뒤 내놓은 답은 이처럼 ‘조건부 찬성’에 가까웠다. 사진은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논술형 수능은 필요하다. 다만 지금은 아니다.”

국민 180명이 1박 2일간 대입제도를 놓고 숙의한 뒤 내놓은 답은 ‘조건부 찬성’에 가까웠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넣자는 데는 과반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언제, 얼마나’ 도입할지에 대한 대답은 달랐다. 전 영역에 한꺼번에 도입하자는 의견은 5.5%에 그쳤고 가장 많은 응답자는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이 수능을 치르는 2037~2038학년도부터 적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답했다. 1박2일 숙의를 거친 뒤에는 서·논술형 수능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오히려 줄어들면서 ‘속도조절론’이 뚜렷해졌다.

17일 국가교육위원회가 공개한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대입제도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진행된 숙의에 참여한 국민참여위원 180명 가운데 55.5%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매우 필요하다는 23.3%, 필요하다는 32.2%였다.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25.0%,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16.7%로 불필요 응답은 41.7%였다.

숙의를 거치면서 서·논술형 수능 도입에 대한 신중론은 다소 커졌다. 숙의 전 필요 응답은 58.3%였지만 숙의 후 55.5%로 2.8%포인트 줄었고, 불필요 응답은 37.8%에서 41.7%로 3.9%포인트 증가했다. 필요 입장에서 불필요로 바꾼 참여자는 22명, 반대로 불필요에서 필요로 이동한 참여자는 15명이었다. 필요에서 불필요로 입장을 바꾼 참여자들은 구체적인 로드맵과 채점체계, 시범운영 등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 도입 방식에서도 단계적 적용을 선호하는 응답이 많았다. 일부 영역에 도입한 뒤 전 영역으로 확대가 36.7%로 가장 높았고, 일부 영역에 도입이 30.0%로 뒤를 이었다. 도입 반대는 26.7%였으며 전 영역에 도입은 5.5%에 그쳤다. 숙의 전 12.2%였던 전 영역 도입 의견은 숙의 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서·논술형 문항의 출제 비중 역시 낮게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서·논술형 비중을 40%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42.8%로 가장 많았다. 40~60%는 17.2%, 60% 이상은 8.9%, 모든 문항을 서·논술형으로 출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3%였다. 서·논술형 출제 자체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26.7%였다.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대입제도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 보고결과 국민참여위원 180명 가운데 55.5%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제공·챗GPT로 제작]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대입제도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 보고결과 국민참여위원 180명 가운데 55.5%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제공·챗GPT로 제작]

도입 시기로는 2037~2038학년도를 선택한 응답자가 39.4%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26년 기준 초등학교 1~2학년이 수능을 치르는 시기다. 2033~2034학년도는 21.7%, 2035~2036학년도는 11.1%였다. 특히 2037~2038학년도 도입 의견은 숙의 전 22.8%에서 숙의 후 39.4%로 16.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33~2034학년도 도입 의견은 31.1%에서 21.7%로 줄었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 과정에서 가장 큰 우려로는 채점 공정성이 꼽혔다. 사교육 확대와 학교교육만으로 대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각각 13.9%, 대규모 시험을 단기간에 채점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11.1%였다.

제도 도입을 위해 필요한 준비에서도 채점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두드러졌다. 채점기준 공개와 이의제기 절차 확립의 중요도는 5점 만점에 4.59점으로 나타났다.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한 문항 출제는 4.55점, 교사 전문채점관 양성·확보는 4.30점, AI 채점지원시스템 개발·보급은 4.22점이었다.

반면 고교 내신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공감대가 나타났다. 고교 중간·기말시험에서 서·논술형 문항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72.8%,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2.8%였다. 다만 이 역시 필요 응답은 숙의 전 76.1%에서 숙의 후 72.8%로 3.3%포인트 감소했다.

미래 대입제도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는 평가와 선발의 공정성·객관성·신뢰성 확보가 23.7%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 평가와 대입제도 변화를 통한 학교교육과 학습 변화 선도가 각각 20.2%로 뒤를 이었다.

국교위는 이번 숙의 결과를 토대로 세부 쟁점에 대한 공론화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대입제도 현장토론회와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에 대한 분석도 진행해 오는 10월 본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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