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성평등부 내년 이전…경찰·공소청도 순차 이동

폐지 5년 만에 특공 재개론…미확정 개발 호재설까지

특공 폐지 후 임용된 젊은 사무관들 “이미 웃돈 주고 샀는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 자재수급 상황과 안전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 자재수급 상황과 안전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공무원 특별공급이 다시 생기고 종촌동에는 지하철역도 들어선다더라.”

최근 세종 관가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말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시작으로 수도권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이 결정되자 2021년 폐지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에 각종 개발 호재설까지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세종청사 인근 종촌동에 대전과 연결되는 지하철역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추진 중인 철도사업은 정부대전청사에서 정부세종청사와 오송을 거쳐 청주공항까지 연결하는 64.4㎞ 길이의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다.

이 사업은 지난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고 정부는 연내 제3자 제안공고를 추진하고 있다. 2028년 착공과 203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업자 선정과 협상, 설계 등 남은 절차가 적지 않다.

더구나 종촌동 역사 신설은 확정된 계획이 아니다. CTX의 구체적인 정차역과 위치도 향후 사업자 선정과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 과거 정치권과 주민단체가 제안했던 도시철도 구상이 최근 CTX 추진과 부처 이전 기대감 속에서 ‘종촌역 신설설’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이전 직원에 대한 주거 지원 필요성이다. 정부는 2027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우선 이전하고, 별도 청사가 필요한 경찰청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도 청사를 확보한 뒤 순차적으로 옮길 계획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최근 “내 가족이 이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거와 교육 등 정주 여건을 갖추는 데 각별하게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세종시는 이전기관 종사자의 정착을 위해 특별공급을 재개해야 한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제도 재개를 건의했다.

국토교통부도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1차 이전 당시 특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면서도, 이를 이유로 다시 시행하지 않을 것인지 역시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공 여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전기관 특별공급은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종사자의 세종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한때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의 최대 70%가 이전기관 종사자에게 배정됐다.

그러나 이전 대상이 아닌 기관이 세종에 청사만 지은 뒤 직원들이 특공을 받거나 당첨 후 실제로 거주하지 않은 사례가 드러나면서 ‘로또 청약’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의 ‘유령청사’ 논란이 결정타가 되면서 정부는 2021년 7월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세종 관가가 모두 특공 부활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제도 폐지 후 공직에 들어와 이미 세종에서 근무하고 있는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온다.

2021년 이후 임용된 한 중앙부처 A사무관은 “이미 선배들보다 비싼 값에 세종에 집을 샀다”면서 “신규 이전 부처 공무원들에게 특공을 주면 그럼 우리는 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같은 세종에서 근무하면서도 언제 이전했는지, 자신이 언제 임용됐는지에 따라 내 집 마련의 기회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B사무관 역시 “딱 제 앞에서 특공이 끊겼다”면서 “지금도 오피스텔에 월세를 내고 사는데 신규 이전 부처에만 특공 기회를 준다면 너무 서운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방 근무자들 중에서도 당시 본부에 잠시 파견 온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MZ사무관들은 “놀리는 거냐”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21년 공무원이 된 C사무관은 “세종 집값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다음에 집을 사게 되면서 특공에 대해선 이미 체념을 했다”며 “이제 막 공무원이 되는 후배들은 이전하는 부처에 특공 혜택을 주면 많이 부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신규 이전 부처 직원만 대상으로 하면 2021년 이후 임용된 기존 세종 근무자와의 역차별 논란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세종은 주택 공급이 끝난 도시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올해 행복도시에는 합강동과 다솜동 등을 중심으로 분양주택 4225가구와 공무원 임대주택 515가구 등 총 474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도 6만여가구가 추가로 들어선다. 관가에서 “세종은 아직도 아파트 공급이 계속되는 도시인데 특공까지 되살려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공급 시점과 위치다. 부처 이전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되지만 새 아파트 입주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신규 공급은 합강동·다솜동 등 5생활권에 집중돼 있는 반면 이전 직원들은 출퇴근이 편리한 도담동·어진동·종촌동·나성동·새롬동 등 청사 인근 주택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특공을 기다리는 공무원들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지 않고 전월세 시장에 머물 수도 있다. 특공 부활이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청사 인근 전셋값과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먼저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1~8월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0.73%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3.93% 상승했다.

특공의 적용 범위는 향후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존 근무자까지 대상을 넓히면 일반 무주택자에게 돌아갈 분양 물량이 줄어 공무원 특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본격화하면 공공기관 직원들의 주거 지원 요구도 더해질 수 있다.

제도를 다시 도입한다면 무주택자와 가족 동반 이주자를 중심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기존 특공 수혜자를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 기간 세종 실거주와 전매제한을 강화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39만7359명으로 아직 40만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추가 부처 이전과 특공 재개는 인구 정체를 돌파할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종촌역 신설설처럼 확인되지 않은 호재까지 가격에 먼저 반영된다면 과거의 투기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와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