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
5대 거래소, 보이스피싱 공동 대응체계 정비
24시간 신고 핫라인·피해환급 전산시스템 구축
금융보안원 ‘ASAP’ 통해 정보 공유도 확대
개인지갑·해외 거래소 유출은 여전히 한계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보이스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바뀌어 거래소로 흘러가더라도 신속하게 지급정지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내달 마련된다. 국내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는 24시간 피해 신고를 접수하는 전담 핫라인을 가동하고, 지급정지와 피해환급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로 넘어가는 순간 사실상 끊겼던 피해구제 절차가 가상자산 영역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등 5대 거래소는 오는 10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을 앞두고 보이스피싱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용자가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24시간 전담 유선 핫라인을 마련한다. 또 피해 신고 접수부터 계정 지급정지와 피해자산 환급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전산시스템과 내부 업무 절차도 정비 중이다.
이는 10월부터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도 지급정지와 환급 대상에 포함되는 데 따른 조치다. 해당 개정법은 은행 등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범위를 가상자산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앞으로 피해금이 코인으로 바뀌더라도 거래소가 관련 계정을 지급정지하고 남아 있는 자산을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거래소들은 코인이 외부 지갑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출금지연 기준도 강화했다. 지난 4월 업계는 금융당국·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함께 거래소마다 달랐던 출금지연 예외 기준을 표준화했다.
거래 횟수와 거래 기간, 입출금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출금지연 예외 이용자에 대해서도 자금 원천 확인 등 사후 모니터링을 확대했다.
또 은행과 거래소 간 피해구제 절차를 연결하고 정보 공유도 활발해진다. 5대 거래소는 금융보안원의 보이스피싱 예방 플랫폼 ‘ASAP’을 통해 지난 8월부터 금융사기 의심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제도 시행 이후 이를 활용한 공동 대응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은행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이상 자금 흐름을 거래소가 먼저 발견해 추가 피해를 차단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거래소들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6월에는 경찰청·국내 주요 가상자산사업자들과 피싱범죄 예방·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토대로 범죄 의심정보를 공유하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관계기관 간 공조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빗썸은 제휴 은행인 KB국민은행과 금융사기 대응 협의체를 수시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청과 구축한 핫라인을 통해 올해만 약 90억원 규모의 피해자산을 반환했다.
디지털엑스도 제휴 은행인 신한은행과 공조체계를 강화했다. 양사는 지난 15일 공동 세미나를 열고 신종 피싱 대응과 범죄자금 추적·이상거래 탐지 과정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코인원도 신속한 지급정지와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FDS를 비롯한 내부 업무 절차를 정비하고 있다.
다만, 피해금이 국내 거래소를 거쳐 개인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면 추적과 환급이 여전히 어렵다는 한계도 제기된다. 이에 한 은행권 관계자는 “피해 신고 이후 은행과 거래소가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자산 이동을 차단하느냐가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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