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 확산에 여권 부담 가중
李지지율 하락도 낙마 배경으로 거론
여권서도 “인사 검증 시스템 문제”
의혹 공세 한동훈 “국민의 승리”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자진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2기 개각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으로 발탁하려던 구상이 잇따라 좌초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물러난 지 불과 엿새 만이다.
특히 두 사람 모두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현역 인사들을 적극 활용하려 했지만, 되레 인사청문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두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했다. 최근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로 떨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사 논란을 끌고 가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18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7%로 나타났다. 4주 연속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제 부족 때문이었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저도 많이 고심했다”며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는 면도 많았고, 특정한 계기에 특정한 현안들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은 모든 것들을 다 합쳐서 제 부족 때문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의 사퇴로 인사 논란이 한 차례 정리되는 듯했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여권의 부담은 다시 커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 후보자를 두고 “보면 볼수록 잘 된 인사”라고 평가하는 등 여당 지도부가 엄호에 나섰지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도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화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양씨와의 관계, 사회적협동조합 관련 논란, 과거 음주운전 전력 등을 놓고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아왔다.
특히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검찰 수사자료 등을 근거로 김 후보자의 ‘식약처 로비 의혹’을 연일 제기하면서 논란은 확산했다.
여기에 김 후보자와 양씨 사이의 통화 녹취와 문자메시지, 양씨가 대표로 있던 업체를 둘러싼 각종 의혹 등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도 의혹이 해소되기보다 추가 공방으로 이어지자 여권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를 끝까지 안고 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는 기류가 감지됐다.
김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싼 분수령은 이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이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대해 즉답하지 않은 채 국민 검증 과정에서 제기된 사안과 국민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밝혔다. 민주당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유보하면서 김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대통령 기자회견 하루 만에 김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났다. 김 후보자는 이날 “어제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다.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더 이상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윤석열·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와 한동훈의 수사기밀 불법 유출·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한 의원은 사퇴 직후 페이스북에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이 오빠독약로비를 ‘볼수록 잘한 인사’라며 총력으로 결사 옹호했지만, 국민이 이겼다”며 “국민만 보고 모두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물러나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후보자 모두 국회에서 이미 검증을 받아온 현역 의원이라는 점에서 사전 검증이 충분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분명 안 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9.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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