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급매 출회 속 신고가 거래도 속속
李대통령 “똘똘한 100억집이 집값 선도”
초고가 시장, 현금여력有 자산가 중심 재편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00억원을 상회하는 서울 초고가 ‘똘똘한 한 채’를 집값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서울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고금리·대출규제를 비껴간 신고가 거래가 속속 체결되는 모습이다. 초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제, 대출규제 강화 및 금리 여건 등으로 거래량은 위축됐지만, 현금 여력을 갖춘 자산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며 가격은 오히려 신고가를 기록하는 양상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석 달간(6~8월) 서울에서 매매된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총 11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03건)와 비교하면 거래량이 41.9% 급감했다.
이는 기존의 강화된 대출 규제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동시에 높인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고가 주택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초고가 주택 겨냥 규제 메시지가 지속되며 매수·매도자 모두 시장 추이를 신중하게 살피는 분위기다.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여전히 최고가 경신 거래는 서울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208㎡(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9일 90억원에 팔려 최고가를 새로 썼다. 앞서 올해 5월 같은 면적 실거래가 87억원보다 3억원 높여 매매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29㎡도 지난달 3일 최고가 85억원에 매매됐고,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243㎡는 지난달 11일 74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 대표 초고가 주택인 한남동 ‘나인원한남’은 273㎡가 지난달 27일 신고가 255억원에 팔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대통령은 전날 초고가 주택이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구조를 지적하며 시장 안정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똘똘한 한 채에 의해 사는 집이 100억원이 넘고 그러지 않나”라며 “상상이 안 된다. 엄청난 재벌이 사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80억, 90억, 100억원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가 주택이) 집값을 선도하고 나머지 집들이 쭉 따라간다”며 “공급 부족, 대출 확대 등 여러가지와 맞물려 집값 상승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대출규제 지속, 공급 확대, 세제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 격차를 줄이는 중이라 금리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이를 비롯해 모든 점을 보고 규제·공급·세제 등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이기 때문에 점차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초고가 주택 시장이 이미 금리 여건이나 규제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가 주택은 대출 한도가 2억원에 불과해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한정되고, 희소성 높은 주택을 신고가로 매수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일반 시장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실제 올해 6월 말 신고가 98억원에 팔린 아크로리버파크 178㎡의 매수자는 1980년대생 A씨로, 이달 잔금을 치러 소유권을 넘겨 받았다. 등기상 별도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래미안원펜타스’ 191㎡도 지난 6월 94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매수자인 80년대생 B씨가 근저당권 설정 없이 잔금을 치러 최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만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체결되는 것과 동시에 세제개편안 매도 압박이 여전해 급매물 출회도 이어지고 있다. 세 부담을 감당하기 힘든 다주택 또는 고령층 보유 매물은 호가를 낮춰 나오며 전체 아파트값 흐름은 소폭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장기보유공제율 축소 및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고가주택 양도세 인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들이 여전히 매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입법과정에서 세제개편안의 추가적인 완화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강남권 지역의 거래 둔화 및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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