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보당국 “결정 땐 즉시 실행할 행정 준비 포착”
공개 동원 대신 계약병 모집·강제입대 확대 가능성 주시
유럽도 긴장…“우크라 넘어 나토 겨냥 병력 증강 우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주말 총선 이후 공개 발표 없이 병력을 추가 확보하는 이른바 ‘스텔스 동원령’에 나설 가능성을 서방 정보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최대 30만명 규모가 거론되는 가운데 2022년 동원령 당시 대규모 국외 탈출 사태를 경험한 러시아가 이번에는 계약병 모집 확대와 디지털 소집 시스템 등을 활용해 조용한 방식의 병력 충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 정보 소식통은 “결정만 내려지면 실행 가능하도록 행정적 준비 작업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최대 30만명을 동원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평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총선 이후 동원령설을 ‘허튼소리’라며 일축해 왔다.
서방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30만명을 새로 끌어와 전장에 투입할 만한 장비를 갖췄는지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대규모 공개 동원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정보 소식통은 “‘스텔스’ 동원령이라고 볼 만한 것들, 계약 모집을 가속하기 위한 추가적 노력들이 많이 목격된다”며 여기에는 재판 대기자나 채무 연체자, 대학 부적응자 등을 강제로 입대시키는 계획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크렘린궁이나 병무 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동원령 관측이 높아지면서 이들이 해외로 자산을 빼내기 위해 외국 은행 계좌를 만들고 친지들에게 외국에 나가 있으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관련 문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유럽 안보 당국자는 블룸버그에 러시아가 연말까지 30만명을 동원하려고 하지만, 2022년 9월 동원령과 달리 공식 발표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22년의 동원령이 대중 불안과 도피 사태를 촉발했기에 이번에는 크렘린궁이 조용히 사람들을 소집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잠재적인 탈출 경로를 차단해 왔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오는 20일까지 사흘간 하원(국가두마) 의원을 뽑기 위한 총선을 치른다. 푸틴 대통령의 통합러시아당은 2003년 이후로 지켜온 과반 의석을 이번에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70만명을 투입했다고 밝혀 왔고, 이를 유지하려면 매년 40만명을 보충해야 한다. 그동안 넉넉한 급여와 막대한 금액의 보너스로 신병을 모집해 왔으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점점 자원병이 부족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확전 준비 조짐에 유럽 각국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유럽 국방안보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한 조직적 행동의 ‘전조’로 여기는 만큼,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동원령을 내린다면 이는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가 나토와의 국경에 새 기지를 만들고 병력을 배치할 수 있다는 우려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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