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이더리움 네트워크만 지원
유통 물량 부족 속 매수세가 집중
차익 몰리며 유통량 하루 새 2.25배↑
가격 회복…거래대금도 첫날의 10분의 1로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일본 엔화 가치에 1대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JPYC’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직후 가격이 한때 1엔(8.8원) 가치의 4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세와 차익거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결과다. 업비트가 JPYC 발행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만 우선 지원한 점도 가격 급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비트 데이터랩에 따르면 JPYC는 지난 17일 오후 거래지원이 시작된 직후 가격이 급등해 장중 최고 37.60원을 기록했다. 당시 원·엔 환율은 1엔당 약 8.85원 수준으로 JPYC가 목표로 하는 1엔 가치보다 약 4.2배까지 치솟은 셈이다.
JPYC 가격은 이후 1엔 부근으로 되돌아왔다. 이날 오후 4시49분 기준 JPYC는 8.64원에 거래됐다. 거래 열기도 빠르게 식었다. 상장 당일 약 2859억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최근 24시간 기준 약 238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첫날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장 직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초기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 주문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비트는 당초 예정했던 JPYC 거래지원 개시 시점을 최소 입고량 미확보를 이유로 3시간 가량 늦추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비트 측은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상 거래지원 개시 예정 시각까지 최소 입고량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거래 개시를 유예할 수 있다”며 “JPYC 역시 해당 기준에 따라 거래지원 시작 시점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업비트가 상장 초기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통한 입금만 지원한 점을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JPYC 인포에 따르면 상장 전날인 16일 전체 JPYC 유통량은 약 18억9600만개였다. 이 가운데 이더리움 기반 물량은 약 1억3000만개로 전체의 6.9%에 불과했다. 당시 네트워크별 유통량은 카이아, 폴리곤, 이더리움, 아발란체 순이었다.
업비트는 거래가 시작된 뒤인 17일 오후 6시44분께 JPYC 유통량이 많은 카이아와 폴리곤 네트워크의 입금을 추가로 지원했다. 이후 전체 JPYC 유통량은 약 42억5800만개로 늘어 전날의 2.25배에 달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약 44억3700만개까지 증가했다.
업비트에서 발생한 가격 괴리는 온체인 시장으로도 번졌다. JPYC는 대표적인 탈중앙화거래소(DEX)인 유니스왑 등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와 교환할 수 있다. DEX에서는 중앙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상의 유동성 풀을 통해 토큰을 사고팔 수 있다.
업비트 상장 당일 X(구 트위터)에서는 탈중앙화 거래 프로토콜 등을 활용해 2~3배 수준의 차익을 얻었다는 사례가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미리 환전해둔 1만달러 상당의 엔화가 2만2000달러로 불어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JPYC를 발행한 뒤 유니스왑에서 USDC로 바꾸는 거래를 반복해 주변에서 순식간에 190만엔을 벌었다”고 적었다.
JPYC 내부에서도 가격 차이에 주목했다. 미즈치 가즈아키 JPYC 사외이사는 지난 18일 X를 통해 “차익거래로 수익을 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내부자 거래에 해당할 수 있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JPYC 급등으로 이익을 얻은 개인은 세금 신고 의무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며 “급여소득자라도 이익이 20만엔을 넘으면 확정신고 의무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JPYC 측은 상장 당일 이더리움과 폴리곤 네트워크의 발행 예약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알렸지만 아직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비트 상장 이후 JPYC 발행 규모도 크게 뛰었다. JPYC 인포에 집계된 스테이블코인 누적 발행량은 16일 약 80억852만JPYC에서 17일 105억5151만JPYC로 늘었다. 하루 동안 새로 발행된 물량만 약 25억4300만JPYC에 달한다.
한편 JPYC 시세가 1엔 부근으로 되돌아오자 온체인 거래도 잦아들었다. JPYC의 일일 온체인 거래량은 상장 전날인 16일 약 2억7526만JPYC에서 17일 약 310억7240만JPYC로 114배 가까이 뛰었지만, 18일에는 약 35억7017만JPYC로 하루 새 88% 넘게 줄었다.
일각에서는 업비트 내 JPYC 가격이 1엔 아래로 내려갈 경우 이른바 ‘역 프리미엄’을 활용한 거래 가능성도 거론됐다. 업비트에서 JPYC는 이날 한때 8.41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환율이 8.85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5% 낮은 가격이다.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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