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안 인가로 청신호
제일M&S,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제일M&S가 경영 중상화 중대 기로에 섰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원회생법원 회생합의50부(법원장 이성용)는 제일M&S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매각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이다.
제일M&S는 1986년 설립된 이차전지 믹싱 장비 및 설비 전문 제조사다.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 믹싱 장비를 국산화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 2만2000원 기준 시가 총액은 약 45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상장 1년 만에 2024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어 주요 고객사인 노스볼트가 파산해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 하면서 지난해 12월 회생을 신청했다.
회생 절차 개시 후에는 비교적 빠르게 인수자 확보에 성공했다. 수원회생법원은 지난 3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인가전 M&A(인수·합병) 추진을 허가했고, 이어 지난 5월 푸른인베스트먼트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됐다. 푸른인베스트먼트의 최대 출자자는 코스닥 상장사 ‘핑거’로 성호전자의 관계사다. 핑거는 최근 세아FSI를 인수하기도 했다.
변수는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이었다. 인수자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을 마련하는 사이 지난달 17일 코스닥시장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IB업계와 법조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회생 절차를 종결하거나 회생계획안이 부결돼 회생 절차가 중단되는 등 회생 절차가 마무리 된 이후에 상장폐지 결정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인수자가 선정되고 M&A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회사를 상장폐지시키는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이다.
이는 상장사가 인가전 M&A를 시도하는 경우 상장 유지 여부는 중요한 거래 요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투자 대상 기업이 보유한 사업과 자산뿐만 아니라 상장 여부 또한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제일M&S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이 나면서 인수자가 이탈하거나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한 회생 전문 변호자는 “이른바 ‘껍데기’만 남은 회사여도 상장회사라면 ‘프리미엄’을 받는다. 기업을 상장시키는데 비용과 노동력이 들기 때문”이라며 “상장사가 회생 M&A를 할 때는 상장 여부가 투자 결정의 중요 요건일 뿐 아니라 투입자금의 규모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와 법원의 회생 절차가 서로 목적과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사례라는 의견도 나온다. 회생법원은 기업의 존속 가능성과 채권자 변제를 중요시 하지만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회생 절차를 통해 인수자가 정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한 투자처’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제일M&S는 상장폐지 결정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오는 21일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거래소 결정을 ‘일시정지’하는 것에 불과해 상장 유지가 최종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장폐지 결정의 적법성과 상장 지위 유지 여부는 본안 소송을 통해 따로 다퉈야 한다.
회생계획안 인가로 제일M&S가 경영 정상화 첫 관문은 넘었다. 다만 상장폐지 결정으로 재기까지의 과정은 한층 복잡해졌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인수자가 기대했던 상장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투자금 회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상장폐지에 따른 위험을 인수자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상장폐지 기조를 강화하다보니 회생 절차와 무관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것 같다”며 “유사한 사례가 쌓이면 거래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회생 M&A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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