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주거 안정에 국정 성패가 좌우된다”며 “기존 관행과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공급 전격전을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허가·착공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채를 짓겠다는 선언이나 발표가 아니라 실제 착공과 입주”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3기 신도시 첫 입주(12월)가 시작되는 인천 계양 신도시 현장을 찾아 “3기 신도시에서의 신속한 주택 공급은 부동산 정책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선 “2028년 넘어서부터 부동산 공급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틀 간 부동산 공급 관련 메시지만 세 차례 쏟아낸 것이다. 정권의 명운을 걸 정도로 주택 공급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적시 공급은 주택가격과 전·월세시장 안정의 열쇠라는 점은 누구나 알지만 실제 실행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 3기 신도시만 해도 가장 진도가 앞선 계양조차 2018년 12월 계획(6개 지구 총 19만3000가구 공급) 발표 이후 첫 입주까지 약 8년이 걸렸다. 2025~2026년 입주를 목표로 했던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고양 창릉·부천 대장 등 나머지 지구들의 일정은 2029년까지 줄줄이 순연됐다. 정부 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서울 집값은 지난해 2월부터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까지 88주 연속 상승했다. 올해 서울 지역 아파트 소유자에게 부과된 재산세가 1년 새 48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며 처음 3조원을 넘어선 것도 집값 급등의 후유증이다. 올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며 서민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공급 실패를 반영한다.

적시 공급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보상액 산정을 둘러싼 분쟁 등 절차적 병목이 우선 꼽힌다. 정부가 보상·인허가·문화재 조사·환경영향평가 등 지연 요인을 일괄 해소하고, 후보지 발표 직후 지구계획 수립과 보상 절차에 동시 착수하는 방식으로 평균 68개월이 넘는 신도시 조성을 37개월로 단축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은 배경일 것이다. 말이 아닌 성공 사례 제시로 믿음을 줘야 한다.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 대외변수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급등도 공급 애로 요인이다. 금융·세제지원 등 건설사들이 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현실적 유인책이 필요하다.

전격전에 성공하려면 서울시 등 지자체와의 협업이 필수다. 서울시는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평균 기간을 21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는 신속통합기획으로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서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주거 안정’에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