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9개월간 임신 사실을 모르다 응급실에 가서야 임신 35주라는 사실을 알고 아이를 출산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여성은 갑작스럽게 엄마가 된 후 혼란을 겪다 결국 자신의 아동학대를 직접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우리 아이는 세상에서 엄마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고백한 결혼 4년 차 아내(29)와 남편(30)이 ‘SOS 부부’로 출연했다.
이날 아내는 “9개월 동안 임신한 사실을 아예 몰랐었다”고 털어놨다. 아내가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은 평소 불규칙했던 생리 주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앓아 월경을 1년에 한두 번 할 정도였으며, 입덧이나 태동 같은 임신 증상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아내는 체중이 늘어 다이어트약을 복용해 12㎏을 감량하기까지 했다. 그는 “뱃살은 빠지지 않고 단단한 덩어리가 느껴져 암에 걸린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심한 허리 통증을 겪고 화장실에서 힘을 주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응급실을 찾고서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는 “배에 덩어리가 만져져 암인 것 같다고 했더니 의사가 ‘임신한 걸 모르셨냐’고 하더라”라며 “만져지던 덩어리는 아기 머리였고 이미 임신 35주였다. 아이 발이 나온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태아가 역아 상태로 있어 아내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고, 결국 병원에 도착한 지 30분 만에 ‘엄마’가 됐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출산은 아내에게 큰 혼란이었다. 아내는 “수술 후 정신이 들자마자 강아지부터 찾았고, 아이를 입양 보내자는 말도 했다”며 “몸이 아파 조리원에 갈 때까지 아이를 보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영화 분장 등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해 온 아내는 “직업도 있고 돈도 잘 벌고 있다는 자존감으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아이 엄마가 됐다”며 “그 때는 아이가 사랑스럽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날 영상에서 아내가 아이의 울음소리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거칠게 대하면서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잇달아 약을 보용하는 모습이 그려지자 오은영 박사는 아내의 행동을 아동학대로 판단했다. 아내는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경찰에 자신의 아동학대 사실을 직접 신고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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