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3분기 적자, 대표 교체
MCU·방열기판 신사업 수익 과제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LX세미콘이 3년 만에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면서 그동안 지속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삼성맨’을 영입해 대표이사에 앉혔던 LX세미콘은 이번에 내부 인사인 나준호(사진) 부사장을 신임 수장으로 택하는 변화를 택했다.
신임 대표이사에겐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신사업을 빠르게 본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 당면 과제로 요구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올 3분기 15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상장 이후 분기 영업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8% 감소한 3360억원에 그쳤다.
LX세미콘은 지난 2022년 국내 팹리스 기업 최초로 연간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이후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연간 매출은 1조6931억원, 영업이익은 1089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259억원, 영업이익은 27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또 다시 역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DDI 제품에 치우친 사업구조가 지적된다. 3분기 기준 DDI는 전체 매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화면의 색감을 다양하고 선명하게 표현해주는 DDI는 TV·스마트폰·PC·노트북·스마트워치 등에 필수 탑재되는 반도체다. 그만큼 IT 제품 수요에 민감하다. 대형 DDI의 경우 최근 3년간 TV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에 시달렸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IT 제품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모바일용 DDI는 경쟁 심화로 입지가 더 좁아졌다.
LG디스플레이에 애플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DDI를 전량 공급해왔으나 2024년부터 대만 노바텍이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점유율이 줄었다. LX세미콘이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파운드리 공정 가격이 비싸진 점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LX세미콘은 이번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DDI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차량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과 방열기판 등 신사업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하는 과정에서 그룹 내 유일한 반도체 계열사인 실리콘웍스(LX세미콘 전신)를 가져왔을 만큼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1월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삼성전기 출신인 이윤태 사장을 LX세미콘 수장으로 영입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으나 3년 만에 다시 내부 인사를 대표이사로 발탁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LG반도체를 거쳐 2001년 LX세미콘에 합류한 나준호 대표이사 내정자는 1968년생으로, 이윤태 현 대표이사(1960년생)보다 8살 젊다.
2024년부터 전략마케팅부문을 맡아 MCU, 방열기판 등 신사업의 마케팅·영업·구매 및 공급망 관리 등을 총괄해왔다.LX세미콘은 지난 8월 현대차·기아에 차량용 MCU 공급을 개시하며 첫 성과를 올렸다. 아울러 차량용 인버터 및 전장부품, 재생에너지 등에서 열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방열기판 사업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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