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원 탈환시 정부조사 본격화

암호화폐·가족사업·이민정책 청문회

상원도 장악땐 인사·예산 제동 가능

미국 의회의 향후 2년간 권력 구도를 결정할 중간선거가 3일(현지시간) 치러진 가운데 상·하원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35석을 새로 선출하며,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무어 빌딩에서 열린 달린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민주당 42%, 공화당 31%로 표시된 TV 화면을 지켜보는 모습. [AFP]
미국 의회의 향후 2년간 권력 구도를 결정할 중간선거가 3일(현지시간) 치러진 가운데 상·하원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35석을 새로 선출하며,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무어 빌딩에서 열린 달린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민주당 42%, 공화당 31%로 표시된 TV 화면을 지켜보는 모습. [AFP]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가 현실화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은 어떻게 달라질까.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각종 의회 조사와 청문회가 본격화하고, 상원까지 장악하면 각료와 연방판사 임명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법안 거부권과 행정명령을 활용해 맞설 것으로 예상돼 백악관과 의회 간 충돌이 격화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본격화하면서 의회 권력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35석을 새로 선출한다. 선거 전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상원에서 4석을 추가로 확보해야 다수당 지위에 오른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의회 조사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하원 다수당은 상임위원회 운영권과 소환장 발부 권한을 확보해 행정부 관계자를 청문회에 출석시키거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주식 거래와 암호화폐 사업, 백악관 연회장 건설 자금, 이민 단속 정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처리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사업 활동과 행정부 정책 사이에 이해충돌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하원 의석 우위가 얼마나 큰지도 중요하다. 공화당보다 5~20석 많은 수준의 근소한 우위를 확보한다면 청문회와 조사는 가능하지만 탄핵 등 실제 표결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당내 이탈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의석 격차가 21~40석으로 벌어지면 주요 안건 처리와 예산 협상에서 민주당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헌법상 하원은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대통령을 해임하려면 상원에서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더라도 대통령 해임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탄핵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가해지는 제약은 더욱 커진다. 상원은 각료와 연방판사, 대사 등 대통령이 지명하는 주요 인사에 대한 인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의 임명을 지연하거나 저지할 수 있다.

특히 연방대법원에 공석이 발생할 경우 후임 대법관 인준을 둘러싼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인준 절차를 2028년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루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이나 가족과 가까운 인물을 주요 외교직에 임명하는 데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경제정책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과 2025년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바탕으로 대규모 감세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추가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 주요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협상해야 한다. 연방정부 예산과 국가부채 한도 협상에서도 민주당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입법 성과에는 한계가 있다. 상원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종결하려면 통상 전체 100석 가운데 60표가 필요하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자신이 ‘거부권 행사의 달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이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해 협상을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역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저지할 방법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행정명령과 기존 법률에 따른 행정권한도 남아 있다. 관세와 이민, 외교안보 정책 등에서는 의회의 새로운 입법 없이도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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