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불성실공시 급증
10월 불성실공시 16건…9월보다 2배
자금조달 차질로 유증 철회·CB 번복
공시위반 반복땐 상장 유지까지 부담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금조달이 시급한 중소기업일수록 더 손해를 감수하며 혹독한 조건으로 자금조달에 나서야 하는 악순환에 놓였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내에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사례까지 급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기업의 자금 사정 악화가 투자자 신뢰와 상장 유지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총 16건으로, 9월(8건)보다 두 배 늘어났다. 월별 기준으로 올해 하반기 들어 가장 많다. 월별 지정 건수는 7월 12건, 8월 7건, 9월 8건에서 10월 16건으로 급증했다. 10월 지정 건수 중 코스닥 상장사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가증권시장 4건, 코넥스 1건, 자산운용사 1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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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스닥 지정기업 10곳 가운데 7곳(70%)이 유증이나 CB 등 자금조달 관련 공시를 번복하거나 변경한 사유로 불성실공시로 지정됐다. 자금조달 부담이 불성실공시의 주원인이었다는 의미다.
하이퍼코퍼레이션·크라우드웍스·캐리·에이전트AI·썸에이지는 유증 결정을 철회했다. 알파AI는 50억원 규모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을 철회한 데 이어 제18회차(35억원)와 제19회차(50억원) CB 발행 결정도 번복했다. 빅텐츠는 유증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변경한 데 이어 CB 납입기일도 두 차례에 걸쳐 6개월 이상 변경했다. 당초 공시한 자금조달 계획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면서 공시위반 제재로 이어진 것이다. 알파AI는 타법인 주식 취득과 CB 발행 결정 번복 등으로 벌점 12.2점을 받았다. 캐리와 빅텐츠는 각각 벌점 10점과 제재금 4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최근 일선 기업들은 고금리 장기화 속에 자금조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9월 중순 연 5%를 넘어선 데 이어 10월 초 5.3%대까지 상승했다. 현재도 미국 10년물 금리가 4.9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우려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투자유치 실패와 CB 발행 철회 등이 발생, 기존 공시를 정정하거나 번복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하반기 발표한 ‘기업 자금조달 실태와 정책과제 조사’에서도 비금융기업 204개사(상장사·비상장사 각 102개사)는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48.5%)을 꼽았다. 이어 ‘시장·제도의 변동성 증가’(17.2%), ‘회사채 발행비용 상승’(16.7%), ‘신주발행 활용 제약’(14.7%) 순이었다.
공시위반이 반복되면 상장 유지에도 부담이 발생한다. 한국거래소는 불성실공시법인에 벌점과 제재금을 부과하고 누적 벌점에 따라 매매거래 정지와 관리종목 지정 등 추가 조치를 취한다. 금융당국은 7월 최근 1년간 누적 공시벌점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준도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했다.
송하준 기자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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