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상생·협치·분권형 개헌 제안”…李 “대통령 주도 개헌은 수용성 낮아”

“적과도 타협하듯 대화 긴요”…명목 성장률 20% 상회 속 “국민 삶 개선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한민국헌정회 회장단과 임원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정치 개혁과 개헌, 민생 경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대통령 주도보다는 국회 중심의 여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및 임원진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정대철 회장은 인사말에서 소통과 민주주의의 대통령으로 일해 주는 데 감사를 표하며 ▷상생·협치·통합의 정치를 위한 대화와 조정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전환 및 지방 분권 강화를 위한 임기 내 개헌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 등 4가지 제언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선배 의원님들을 더 일찍 모시고 싶었다”고 화답한 뒤, 합리적 토론의 장으로서 정치의 역할이 줄어든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적과도 타협해야 하듯 대화와 소통이 긴요하다”며 “정치 원로들의 경륜과 조언이 절실하다. 헌정회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제안한 개헌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회 차원의 합의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동시대적 환경을 고려하면 현재 헌법이 현대 사회에 맞지 않는 옷과 같은 부분이 있다”며 공감대를 나타내면서도 “대통령 주도의 개헌은 국민적 수용성이 낮을 수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이어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점도 높은 벽”이라며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 가능한 부분을 찾아 합의를 토대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오찬에서 헌정회원들은 자유롭게 정책 제언을 내놨다. 한 회원은 경복궁 일대의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언급하며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평가했고, 다른 회원은 최근 이 대통령의 농어촌기본소득 현장 방문 등 민생 행보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또 ‘모두의 성장’을 강조한 시정연설을 긍정 평가하며 여야 화합과 사회 양극화 해소, ‘사이버 보안 차르’ 도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일 관계 정상화 노력에 대한 호평과 함께 “과거에는 배고픔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배 아픔도 살펴봐야 한다”며 경제 성장이 국민 행복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원로들의 조언을 경청한 이 대통령은 “정치는 국민 삶의 개선이 목적인 만큼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다수 헌정회원들이 호평한 한일 관계 개선도, 국가의 정책에 있어서도 실용, 중용, 대화가 중요하다”며 “무엇보다도 중용지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경제 성과와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초만 해도 국가 부채와 마이너스 성장 상황 가운데 전환을 위해 애썼는데, 그 결과 경제 지표에 있어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명목 성장률이 20%가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역시 국민에게 ‘내 삶의 개선’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말미에 헌정회원들이 “이 대통령 역시 헌정회 회원”이라며 친근한 농담을 건네자, 이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헌정회 회장단이 전해준 말씀들을 세심히 살피겠다”고 화답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sunp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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