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엔 불확실성에 단기 하락 제조업·사이버안보 납품업체 수혜 두산밥캣·진성티이씨 둥 주목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국내 증시가 외부적으로는 미국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를 일주일 앞두면서 또 한 번 변동성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가 이뤄지면서 선거 막판까지 판세를 단언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 펼쳐진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에선 존재하던 것이 사라지거나, 존재하지 않던 것이 생길 때 ‘투자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전략 짜기에 분주한 상태다.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초의 직전 달인 10월 한 달간의 상황을 놓고 보면 코스피는 매번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사진은 TV토론 시작하기 전 인사하는 트럼프와 힐러리.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초의 직전 달인 10월 한 달간의 상황을 놓고 보면 코스피는 매번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사진은 TV토론 시작하기 전 인사하는 트럼프와 힐러리.

▶美대선에 ‘꿈틀’한 국내 증시=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과거에도 미국의 대선 유무에 따라 등락을 달리했다.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초의 직전 달인 10월 한 달간의 상황을 놓고 보면 코스피는 매번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 대선은 지난 1996년부터 2012년까지 총 5차례 실시됐는데, 당해 10월 코스피는 평균 9.5%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을 제외하면 평균 6.1% 하락했다. 이는 대선이 없었던 해의 10월 한 달간 평균 수익률(4.4%)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미국 대선이 있던 해의 10월 코스피는 ‘상고하저’ 패턴을 나타냈다. 이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월말에 저점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뿐만 아니라 수많은 요인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대선 유무에 따라 코스피 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현재 대선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에 따른 조정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하반기 흐름을 살펴봐도 대선이 있던 해 10월에는 단기 조정이 나타났다.

지난 1960년부터 2012년까지 총 14번의 대선을 분석한 결과, 대선이 있던 해의 9월 중순부터 10월 말 사이 지수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이전 대통령이 재선으로 임기를 마치고 새로운 후보 간 경합하는 경우에는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번 선거도 오바마 대통령 이후 힐러리와 트럼프 후보가 경합하는 사례다. 때문에 선거 전까지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미국 증시의 단기 조정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힐러리는 정책 우선순위, 트럼프는 안전자산 노려야=업계의 관심은 당선 확률이 높은 후보의 정책 공약과 이 정책이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쏠리고 있다.

다만, 공약은 ‘목표’이기 때문에 임기 중 의회와의 합의가 순조롭게 도출될 가능성이 큰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현 상황에서 힐러리 후보가 당선되고, 상ㆍ하원 의원 선거에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인프라와 제조업, 복제의약품(제네릭), 사이버 안보 관련 정책 등은 양당이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당 사이에 암묵적인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정책은 진행 과정에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헬스케어 정책이나 금융 규제 등에서는 상반되는 경우가 많아 합의점을 도출하기까지 다소 장애가 예상된다”고 봤다.

한국기업과 관련해서는 관련 섹터 전체보다는 미국에 납품할 수 있는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진 연구원은 “정책 변화에 따라 미국은 향후 5년간 2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 이와 관련이 있는 두산밥캣과 진성티이씨 등이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환경 관련 규제를 철폐하고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지지해야 한다는 트럼프 후보의 공약은 원유 관련 에너지 산업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제 유가(WTI)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미국 우선주의’ 외교는 정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 부문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안전자산인 금은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질 때마다 금값은 상승세를 보여왔다”며 “지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 금 가격 급등세를 고려하면, 현재의 금 가격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어 실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상승세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