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클린턴이 당선되면 강(强)달러, 트럼프면 약(弱)달러(?)’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나라의 통화당국과 외환시장이 미국 민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대선 정국이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락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시나리오를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분위기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미국 대선 당일인 9일 오전(현지시간 8일 밤) 내부 간부들이 참석하는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이날 정부와의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 대해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금융ㆍ외환시장에 미칠 영향과 각국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판도가 안갯속에 놓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든 급격한 환율 변동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2년 미국 대선의 경우, 투표 이전 10거래일(10월24일∼11월6일)과 이후 10거래일(11월7일∼11월20일) 사이에 원ㆍ달러 환율 일중변동폭이 평균 3.1원에서 4.0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해 연평균 일중변동폭인 4.2원에 못 미치는 결과다.

2008년에는 투표 전 10거래일(10월22일∼11월4일) 평균 일중변동폭이 56.5원, 이후 10거래일(11월5일∼11월18일)은 35.9원으로 대선 후 변동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원ㆍ달러 환율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외신과 글로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달러 강세(환율 상승), 트럼프 당선시 달러 약세(환율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도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보면 두 후보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고립주의를 표방한 트럼프가 당선되면 원ㆍ달러 환율 하락폭이 더 커지는 정도의 차이만 있다는 지적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보호무역주의 입장이어서 이를 일정정도 상쇄할 것”이라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150원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은 단기적 ‘이벤트’가 아니라 ‘정책기조’ 측면으로 외환시장에 보다 (장기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큰데다 우리와는 안보ㆍ교역 관련 문제도 얽혀있어 환율 변동성이 상당기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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