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은행대출 단기고점

고정이하 여신비율 2년간 급등

부실채권은 실물경제에 악영향

가계부채 급증 내년 은행권 파장

은행 대출이 급증하면 다음해부터 부실채권이 증가해 2년 뒤 고점을 찍는 등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1년 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나 소비자 물가상률 등 실물경제에 2차 충격을 주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지난 2013년 시작된 기업 구조조정으로 기업대출 부실채권이 증가한 상황에서 2015년부터 급증한 가계부채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향후 1~2년은 부실채권의 여파로 한국 경제 전망 역시 암울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급증하면 2년뒤 부실률 고점 올라=30일 산업은행 조사연구부가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여신 결정요인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전 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높을수록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년째 고정이하 여신비율과의 상관 계수값이 0.351로 가장 컸다. 즉 대출이 증가한 후 2년째에 부실 채권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6월 은행대출 증가율이 단기 고점을 기록했을 때,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그해 0.7%에서 2009년 6월 1.5%로 배 이상 뛰었다. 2010년 9월에는 2.3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부실여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 증가로 기업 실적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차입기업의 원화 환산 부채 규모의 증가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 부실규모가 오히려 커진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부실채권이 충격은 대출 증가율 뿐 아니라 GDP 증가율, 소비자 물가상승률 등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특히 GDP 증가율은 부실채권 비율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부실채권으로 인한 충격으로 GDP 증가율은 1년째 유의미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 결과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부실채권 충격 발생 후 1~2년 동안 하락했고, 2년째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대출 증가율 역시 부실채권이 급증하면 다음해 큰 폭으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역시 2년간 그 여파가 지속됐다. 즉 은행의 금융 중개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의 활기를 잃게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당장 내년부터 부메랑 될라=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올해 국내 은행의 건전성은 이미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2012년 1.33%였던 부실 비율은 2013년 1.79%로 증가한 후 2016년 3월 1.87%까지 오른 것이다. 문제는 2015년부터 다시 시작된 가계부채의 폭주다.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폭증한 가계부채의 영향은 당장 내년부터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대출 증가가 경기 위축과 맞물리면 부실채권이 1~2년 새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부실비율은 9월 말 현재 0.31%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한 신규 여신의 영향이 내년 경기 위축 및 금리 인상과 맞물릴 경우 대규모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변현수 산업은행 조사분석부 파트장은 “은행의 부실여신이 은행의 수익성 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잉대출이 고정이하 여신비율 상승으로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점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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