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20대 가구주가 스스로 일해 번 돈으로 서울지역 전셋집을 마련하려면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11년을 모아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 평균은 4억200만원이었다.

같은 해 통계청 가계동향 기준 20대 가구주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하 연평균 소득)은 3650만원이었다. 20대 가구가 서울 지역 전세아파트를 얻으려면 11년 동안 가족구성원의 모든 소득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집을 장만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집을 2년 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주로 결혼을 하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 돼도 전셋집을 얻으려면 빚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12년 전인 2003년 5.72년(전셋값 평균 1억5480만원, 연평균 소득 2710만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더 일해야 안식처를 장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국 평균으로 넓혀보면 2015년 6.23년(전셋값 평균 2억2740만원)으로, 12년 전인 2003년 3.41년(전셋값 평균 9220만원)과 비교하면 역시 2배 가까이 소요 시간이 늘었다.

청년의 주거문제가 악화한 요인으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셋값과 함께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심지어는 하락하는 청년 소득 악화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연평균 소득은 최근 10년 사이에만 총 4번 전년 대비 하락했다. 2006년 -0.93%, 2010년 -1.38%, 2014년 -7.27%, 2015년 -5.82%를 기록했다. 하락 폭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반면 서울 기준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04년(-1.75%), 2008년(-2.69%) 두 번에 불과했다. 오히려 2015년(17.82%), 2013년(12.99%), 2011년(11.37%), 2010년(10.32%), 2009년(14.14%), 2006년(14.45%) 등 여섯 차례 1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를 명목임금의 상승률이 주거비의 상승률보다 낮아서 발생한다고 분석하며, 청년 임금 상승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진단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임금 상승보다는 물가상승이 더 가파르다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따라서 전셋값을 통제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주거 또는 저리 대출이나 장기 임대와 같은 주거비 지원을 청년들이체감할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임금을 높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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