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노동계의 ‘음서제’로 불리는 노사 단체협약의 ‘고용세습’ 조항이 아직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GM 일부 임원들과 노동조합 간부가 짜고 1인당 최고 3000만원을 받고 ‘취업 장사’를 벌인 것이 드러나며 채용비리 근절의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위법한 단체협약 조항 2215개 중 개선된 것은 1056개(48.7%)로 절반을 밑돌았다.
여기 눈여겨 볼 것은 ‘우선ㆍ특별 채용’ 항목이다. 장기근속자, 정년퇴직자의 자녀 또는 피부양가족, 업무상 재해 또는 기타질환ㆍ사고로 장애를 입은 조합원의 자녀를 우선ㆍ특별 채용토록 하는 이 항목은 대표적인 ‘고용세습’ 조항으로 지적돼왔다.
지난해 말 기준 ‘우선ㆍ특별채용’ 조항이 담긴 위법한 단협 742개 중 개선된 것은 366개로 50%에 미치지 못했다. 절반이 넘는 나머지 379개 사업장의 단협에는 이같은 일자리 대물림 조항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고용세습 단협 개선율은 상급단체 별로도 차이가 컸다.
한국노총 산하노조의 경우 조합원 자녀의 우선채용 등을 담은 규정이 62.9% 개선됐지만, 민주노총 산하노조에선 개선률이 35.3%에 그쳤다.
이와 함께 회사의 인사ㆍ경영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단체협약도 문제로 지적됐다. 채용ㆍ징계ㆍ해고ㆍ전환배치 등 인사권이나, 회사의 분할ㆍ합병ㆍ업무 외주화 등 경영 고유 영역을 노조의 동의없이 결정할 수 없도록 하는 불합리한 협약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불합리한 협약 641개 중 지난 연말까지 개선된 조항은 11.2%에 해당하는 72개에 불과했다. 특히 상급단체가 민주노총인 경우 불합리 협약 조항 개선율은 고작 3.2%였다.
하 의원은 “노동부의 시정명령에도 꿈쩍않는 노조들이 많은데, 이는 한국 노조가 기득권 세습집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채용비리의 온상인 기존 노조의 일자리 독점과 세습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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