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본부 없앤 ‘혁신롯데’ -롯데그룹의 ‘투명성 강화’ -젊은임원 중심 ‘경영효율화’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그린 ‘신(新)롯데’의 윤곽이 드러났다.

롯데그룹이 지난21일 발표한 2016년도 정기임원인사는 롯데그룹의 조직개편과 함께 진행됐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 보고서에 기반해 진행된 이번 정기임원인사는 그야말로 ‘혁신’에 가까울 정도로 큰 변화를 보였다.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기존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정책본부를 없앤 ‘혁신’, 젊은 임원들이 경영 주축이 되는 ‘효율’, 사회공헌 사업을 강화하는 ‘투명’이 바로 그 키워드다.

[사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혁신’, 정책본부 13년만에 사라지다=이번 조직개편안에 따라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는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경영혁신실’과 준법경영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위원회’로 나뉜다. 오랜시간 롯데그룹을 이끌었던 정책본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정책본부는 지난 2004년 시작됐다. 당시 정책본부의 전신인 ‘호텔롯데 경영관리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던 신 회장은 조직을 확대개편하면서 명칭을 현재와 같은 ‘롯데그룹 정책본부’로 바꿨고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겼다.

정책본부는 그룹의 사령탑 역할을 하며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전체 계열사를 지휘ㆍ감독해 왔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을 시작으로 수많은 인수합병을 주도한 것도 정책본부였다.

현재 정책본부는 총 7실ㆍ17팀으로 구성돼 임직원 수가 총 200여명에 달한다. 향후 140여명으로 축소되면서 가치경영팀ㆍ재무혁신팀ㆍ커뮤니케이션팀ㆍHR혁신팀에 속한 인원 100여명은 경영혁신실 산하로 이동하고, 나머지 40여명은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로 배치된다. 경영지원실의 수장은 황각규(63)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으로 내정됐다.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 신임 경영혁신실 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신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허수영 롯데그룹 신임 화학BU장, 이재혁 롯데그룹 신임 식품BU장.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 신임 경영혁신실 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신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허수영 롯데그룹 신임 화학BU장, 이재혁 롯데그룹 신임 식품BU장.

▶컴플라이언스 위원회ㆍ사회공헌위원회로 ‘투명성 강화’=40여명에 달하는 거대조직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향후 롯데그룹의 준법경영 실행을 주도하는 중심에 선다. 계열사들의 준법경영 실행여부를 감시하고 법무와 감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의 주요 업무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수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중량감있는 인사를 수혈하기 위해 외부에서 인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설치는)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의 대국민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향후 롯데그룹은 사회적인 책임을 더욱 성실히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한 사회활동도 대폭 강화한다. 이번 인사를 통해 소진세(68) 현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의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측은 “향후 소 사장은 회장 보좌역으로서 신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조언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며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룹의 중량감 있는 인사이자 추진력이 강한 소 사장에게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맡겼다”고 했다.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 신임 경영혁신실 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신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허수영 롯데그룹 신임 화학BU장, 이재혁 롯데그룹 신임 식품BU장.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 신임 경영혁신실 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신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허수영 롯데그룹 신임 화학BU장, 이재혁 롯데그룹 신임 식품BU장.

▶BU장 체제, 젊은임원 중심 ‘경영효율화’=정책본부 개편과 함께 남은 조직은 새로 신설되는 4개의 비즈니스 유닛(Business UnitㆍBU)으로 이동한다. BU는 93개의 롯데그룹 계열사들을 유통ㆍ화학ㆍ식품ㆍ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개편한 조직이다. 단, 금산분리원칙을 고려해 롯데그룹은 금융사를 BU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4명의 BU장은 지난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선임되고 있다. 21일 이사회에서는 화학 BU장에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이, 식품 BU장에는 이재혁(64) 롯데칠성음료 사장이 선임됐다. 22일 예정된 유통 BU장에는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가 유력하다. 호텔 및 기타 BU장은 23일 이사회 이후 발표한다.

BU장으로 선임된 대표들이 떠난 자리는 50대 젊은 대표들이 전진 배치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분리해 음료BG대표에는 이영구(55)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료 BG대표에는 이종훈(55) 주류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또 롯데홈쇼핑 새 대표에는 이완신(57) 롯데백화점 전무가, 롯데로지스틱스는 박찬복(56) 경영관리ㆍ유통물류부문장이 신임대표를 역임하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BU로 묶인 각각의 조직별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각 계열사를 맡은 게 젊은 대표들인 것도 눈길을 끄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