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활주로 맞은편 71만㎡규모 민항기 항공정비·군용기 창정비 시설갖춰 무인기 사업 박차 2020년 2조매출 계획 보잉 ‘최우수 사업파트너’로 선정되기도
김해공항 활주로 맞은편에 위치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산 테크센터. 항공우주산업을 향한 우리나라의 도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이달 27일 국내 도입 예정으로 ‘드림라이너(Dreamliner)’로 불리는 보잉의 차세대 여객기 ‘787-9’에 들어가는 후방 동체도 이 곳 테크센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김해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자동차로 10여분 정도 활주로 외곽을 돌아 도착한 테크센터는 건물 외관에서부터 오랜 시간의 흐름이 느껴졌다. 30여년전 국산 첫 전투기인 ‘제공호’가 만들어진 건물에서부터 ‘드림라이너’ 부품이 생산되고 있는 최첨단 공장까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지난 1976년 자주국방 실현과 선진 항공산업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만들어진 테크센터는 처음에는 ‘새마을 공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보안이 중요했던 까닭에 인적이 드문 김해공항 인근 늪지대에 건립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소유즈 우주선 발사대가 위치한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구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지도에 표시되지 않았듯이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관계로 시설 곳곳에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도현준 항공우주사업본부 부본부장(전무)은 “이 곳은 대한민국 항공사업의 첫번째 건물이 있는 곳”이라며, “처음에는 면허생산을 했지만 지금은 대형 무인기 산업, 미래 항공기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71만㎡(21만평)의 부지 위에는 민항기 항공정비(MRO)와 부품 제작, 군용기 창정비 시설이 들어와 있다. 건물수만 66개동에 이르며, 27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민항기 MRO가 진행되는 건물 인근에는 500MD 헬리콥터 1호기가 만들어지고 국산 전투기인 F-5E/F 제공호 생산이 이어졌던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제공호는 일본, 대만에 이어 우리나라를 아시아 세번째로 전투기 생산국에 이름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군용기 창정비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한 켠에서는 미래 항공우주산업 분야로 꼽히는 무인기 사업이 새롭게 움트고 있다. 500MD 헬기 조종사 대신에 인공지능 컴퓨터를 태우는 무인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무인기 제작도 이뤄지고 있었다.
무인기 사업은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미래 먹거리 분야다. 항공우주산업본부는 무인기 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1조원 정도의 매출 수준을 2020년에는 2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양산에 들어간 사단무인기는 올해 중순께 현장에 보급될 예정이다.
무인기와 함께 부산 테크센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은 보잉 787-9에 들어가는 민항기 부품의 제작이 이뤄지는 복합재 공장이다.
테크센터 내 가장 넓은 건물 가운데 하나인 복합재 공장에서는 탄소복합재로 비행기 부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청정 작업 환경 유지가 중요한 랩핑 공정에서부터 이를 구워 강도를 높이는 대형 오븐까지 슈퍼섬유로 불리는 탄소복합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한눈에 펼쳐진다. 탄소복합재는 철보다 10배나 강도가 강하지만 무게는 철의 4분의 1에 불과해 차세대 항공산업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보잉787 여객기 제작에서 부산 테크센터가 담당하는 부분은 ‘후방 동체(After Body)’와 날개 끝 곡선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날개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등이다. 특히 대항항공은 공기 전항을 감소시키는 필수 날개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을 곡선으로 디자인해 보잉사가 이를 채택하는 등 최우수 사업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기술이 접목된 보잉 787-9 여객기는 기존 보잉 787-8 여객기보다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운항거리가 약 1만5750km로 550km정도 늘어났으며, 좌석도 30여석 더 많아졌다. 대한항공은 2월말 보잉 787-9 1호기를 시작으로 총 1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개발 사업에 참여해 세계 유수의 업체들을 제치고 2001년과 2006년에 이어 ‘2012년 보잉의 올해의 최우수 사업 파트너’로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복합소재 항공기 부품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2009년 11월 에어버스사의 A320 시리즈 항공기 성능개선 사업 국제경쟁 입찰에 참여해 2010년 5월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세계 유수 업체들을 제치고 최종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곳 테크센터에서 지난 40년간 항공기 설계, 제작, 면허생산, 성능개량, 복구, 개조 및 정비사업 등을 수행하면서 확보한 세계수준의 사업수행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 10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Total Solution Provider’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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