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의 배우들과 '신사의 품격'을 외치던 장동건이 카리스마 넘치는 킬러로 분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정범 감독의 영화 '우는 남자'를 통해서다.
'아저씨'로 유명한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었기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우는 남자’를 액션보다 사람의 내면이 돋보이는 진정성 있는 영화라고 정의했다.
“‘우는 남자’의 액션은 악을 응징하기 위함이 아니에요. 오히려 ‘아저씨’ 때보다 액션을 보는 카타르시스는 덜할 수도 있어요. 주인공이 악당을 제압할 때 느끼는 그런 감정 말이죠. ‘우는 남자’의 곤은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요. 액션의 콘셉트나 행위 자체가 주가 되는 게 아니라 동기나 마음, 감정이 액션과 연결돼 있어요. 이러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점이 될 수 있겠네요.”
‘우는 남자’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다. ‘신사의 품격’으로 밝고 장난기 많은 모습을 선보였던 장동건은 다시 묵직한 작품을 찾고 있었다. ‘우는 남자’와의 만남은 어쩌면 절묘한 타이밍이라 할 수 있다.
“‘신사의 품격’ 당시에도 무거운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시기였어요. 40대 이상의 로맨틱 멜로라는 장르가 기획되기 어려운 데다가 김은숙이라는 당대 최고 작가님의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기에 정말 즐겁게 작업했어요. 그만큼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더욱 감사한 작품이었죠. 그렇게 하고 나니까 다시 조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사람의 심리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다크한 분위기를 좋아하기에 ‘우는 남자’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에요. 보고 나서 가슴 먹먹한 느낌도 좋고요. 새로운 모습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을 모두 가지고 시작한 작품이었죠. 배우로서 적재적기에 작품들이 와준다는 것은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죠.”
40대를 넘어선 장동건에게 이정범 감독이 ‘우는 남자’에서 요구하는 ‘날 것’의 액션은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 촬영 전부터 꾸준히 훈련을 거듭하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촬영을 위해 훈련을 총 4개월 정도 했어요. 2개월 정도 훈련 했을 당시 감독님이 현장에 와서 제 액션을 보고는 ‘이게 아니다’고 하는 거예요. 두 달이나 지난 상황이잖아요. 하지만 감독님의 ‘인물의 감정이 액션과 연결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한 마디에 백퍼센트 수긍했었죠. 덕분에 콘셉트가 분명해지고 명확하게 생겼죠. 몸과 몸이 많이 부딪치고 엉키는 등 힘을 많이 써야 해서 그 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죠. 감독님에게 놀라면서 신뢰가 갔던 부분은 액션에 관해서 디테일하게 많은 부분을 섭렵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정범 감독은 액션에 대해서 확실하게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믿음이 갔었죠.”
훈련이 고됐기에 촬영은 오히려 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4년 가까이 운동을 하지 않고 있었던 그였기에, 촬영 초반보다는 후반부의 자신의 몸 상태가 더욱 만족스럽게 느껴졌다는 후문이다.
40대에 접어들고 결혼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장동건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그에게서 여유와 재치, 그리고 유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생각이 올라와도 참는 경우가 많았어요. 다른 이유라기보다 보통 사람이 나이를 들면 부끄러움이 없어진다고 하잖아요. 젊었을 때는 한마디 말을 해도 심사숙고 했는데, 이제는 생각나는 것들을 그때그때 이야기 하는 편이에요. 주변 지인들은 그런 원래 제 성격을 알고 있거든요. ‘신사의 품격’ 때 제가 가지고 있었던 그런 것들을 무장해제 한 것 같아요. 집에서요? 저도 그냥 평범한 아빠죠. 촬영 기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지 못하니까 더욱 시간을 많이 보내죠. 같이 놀다보면 되게 재미있어요.”
어느덧 그가 데뷔한지도 20년이 훨씬 넘었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사람으로서 자리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에 비해 그의 필모그래피는 허전한 감이 있다.
“20년 동안 연기한 것에 비해 작품 수가 적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예전에는 다른 외부 요인들로 인해 너무 신중하게 작품을 골랐던 것 같아요. 무슨 걱정과 근심이 그리도 많았는지. 앞으로는 그저 배우의 본질에 충실해서 ‘끌리면 하자’라는 마음이에요. 예전보다는 훨씬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지금보다 저를 더 많이 내려놓은 상태기 때문에 코미디 장르도 좋고요, 기회가 된다면 극단적인 센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우는 남자’는 이정범 감독과 장동건이 ‘서로를 원했던’ 작품이다. 그렇기에 더욱 애정을 쏟았으며,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장동건의 스크린 귀환에 거는 관객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 흥행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게 존재하지만, 그는 지금 상황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스태프, 배우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흥행에 욕심도 나지만,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영화가 좋다는 호평을 듣고 싶어요. 영화 관람이 끝나고 친구들과 가까운 술집에 가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우는 남자’는 6월 4일 본격적인 개봉을 통해 관객들과의 본격적인 만남을 갖는다. ‘우는 남자’를 향한 장동건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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