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143% ↑...금감원 경보발령 통장발급 규제하자 수법 지능화 청년구직자 등치는 악질수법도 처벌수위 높아 각별한 주의필요
금융감독 당국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은행의 통장발급 절차를 까다롭게 유도하면서 오히려 ‘대포통장’의 음성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신고된 대포통장 건수는 총 1027건으로 423건이었던 전년보다 14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구직자 등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대포통장 신고건수가 급증한 것은 금융당국이 강력한 대포통장 근절대책으로 신규계좌 발급이 어려워지자 통장 확보를 위해 갈수록 대담한 수법을 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국의 대포통장 근절책이 결국 모집 수법의 지능화를 가져온 셈이다.
사례별로 통장을 빌려주면 돈을 준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신고가 579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151건)보다도 3배 이상 급증했다. 보이스피싱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주류업체나 인테리어업체, 유통업체 등을 사칭해 세금감면을 위해 개인계좌를 빌린다는 문자를 보내는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면 “인테리어 시공업체 세무담당을 맡고 있는 000 대리입니다. 세금을 줄이고자 계좌를 모집 중입니다. 1계좌당 200만원, 1인당 최대 3계좌까지 양도 가능합니다”
구직사이트를 통해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사례도 143건이나 됐다. 이 역시 전년(65건)보다 120% 늘어난 수준이다. 구직사이트에서 구인광고를 내고 지원자들에게 기존의 채용이 마감됐으니 다른 아르바이트를 소개한다며 통장 1개당 10만원씩 지급한다는 식이다. 취직이 어려운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악질적인 사기수법이라는 설명이다.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대포통장 모집광고도 79건(증가율 102%)이나 됐다.
최근에는 통장을 건넨 이를 재차 속여 돈을 갈취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제3의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신고로 통장 양도자의 계좌가 지급정지가 되면 사기범이 지급정지를 풀어주겠다고 속여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보이스피싱의 공범으로 전락했다가 피해자도 되는 셈이다.
이처럼 대포통장 모집원들의 사기에 속아 쉽게 돈을 벌 생각으로 통장을 빌려주면 현행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보이스피싱 공범자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도 해줘야 한다. 특히 통장 매매에 대한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면 ‘금융질서문란행위자’로 등록돼 최장 12년간 신규 대출이 거절되거나 신용카드 한도 축소 혹은 이용 정지 등 금융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중국의 QQ메신저를 통해 대포통장이 거래되는 현장을 신고한 사례를 우수 신고사례로 선정했다. 금감원은 접수된 신고 가운데 구체적인 증거자료가 있으면 최대 50만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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