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법ㆍ시설법과 같은 우회적 방식으로 보복 - 공식적인 자리에선 “보복 조치 아니다” 적극 부인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사드 배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도 심해지고 있다. 한국으로 단체여행 오려는 자국 관광객들을 막고, 항공길도 없앴다. 게다가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활동까지 가로 막혔다. 안보상 갈등으로 그 불똥이 개별 기업에게까지 튄 것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8일 오후 4시까지 중국 내 55곳의 롯데마트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전체 99곳 중 절반이 훌쩍 넘는 수다. 특히 영업정지 조치 사유의 대부분은 소방법과 시설법 위반이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롯데가 성주에 위치한 스카이힐골프장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결정된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졌다. 중국 내 롯데 유통 매장에 대한 중국의 소방 및 시설 점검이 200여차례나 이뤄진 것.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이 체결됐던 지난달 28일 이후에도 중국 전역에 있는 롯데마트를 비롯한 매장의 소방 점검이 실시됐다. 소방법 위반의 대부분 사유는 스프링쿨러 작동 여부, 소화기 배치와 같은 사안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방 점검은 평소엔 문제삼지 않던 작은 걸 걸고 넘어지려는 중국의 ‘트집잡기용’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이라며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을 하기 위해 무작위로 점검한 것이어서 (롯데마트 입장에선)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차별적 조치’가 아니라며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조치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이 한국산 화장품에 무더기 수입 불허 조치를 내렸을 당시 한국 정부가 제1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자리를 빌어 중국 측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위생 규정 때문에 (화장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것 가운데 한국산은 극히 일부”라며 “차별적 조치가 아니다. 앞으로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복적 조치라는 평가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중국 민간에선 극단적인 반응도 보였다.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을 확정 지은 지난달 28일 이후, 중장비로 소주 ‘처음처럼’ 등 롯데 제품들을 짓밟는 시위 동영상이나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면전에서 나무라는 동영상 등이 중국 내 SNS 웨이보에 게시됐다. 또 지난 5일엔 중국의 대형 할인점 ‘다룬파’가 “중국 내 모든 매장에서 롯데 관련 상품을 철거하고 판매를 중단한 뒤 반품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중국 당국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의 ‘줄줄이’ 폐점 사태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지난 6일 “우리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기업이 중국에 와서 투자하는 걸 환영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법에 따라 보호할 것”이라며 “동시에 중국에서 외국기업의 경영은 반드시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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