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장기화에 돈 단기 금융상품으로 쏠려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돌지 않고 고인 시중 부동자금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경기침체와 통화정책기능의 악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산업은행경제연구소의 ‘시중 부동자금의 증가에 따른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중 부동자금 규모는 1017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현금을 제외하면 907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중 유동자금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7%) 보다 높은 63%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이는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상 부동자금이란 투자기회를 쫓아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단기자금을 말한다.
보통 M1(현금통화+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어음,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고객예탁금 등으로 본다.
통상 시중 부동자금은 경제가 성장할 때 결제성자금 수요로 인해 기본적으로 증가하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경제주체들이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장기자산 보단 단기자산에 돈을 투자하며 시중의 부동자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시중자금 부동화 추세의 장기화로 실물경제 침제ㆍ불안, 통화정책 기능 약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금융기관 리스크 증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우선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는 기업에 대한 장기자금 공급 능력 약화, 부동산 가격 버블 유발 등 실물경제 침체 및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동시에 시중자금의 부동화 추세는 한은의 통화정책기능을 약화시켜 시중에 자금이 풀려도 기업 투자나 가계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 높이며, 금융 시장ㆍ상품간 자금의 급격한 이동으로 금리, 주가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금융기관 수신 단기화 및 금융권간 자금 이동 확대로 금융기관 자산ㆍ부채 미스매칭 등 금융기관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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