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씨 승마지원 요구 수락 朴-삼성 부정청탁 대가로 판단
“지난번에 말했던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이냐. 삼성이 한화보다도 못하다.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7월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소위 ‘안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단독 면담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조속히 안정화될 수 있기를 바라고, 현행법령상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현 정부 임기내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며 “그리고 금번 메르스 사태가 삼성서울병원이 다시 한 번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신의 대통령 임기내에 이재용의 승계작업을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경영권 승계 작업에 필요한 대통령과 정부의 도움을 확실하게 받을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봤다.이 부회장이 그 자리에서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관련 지원 요구를 수락함으로써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상이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특검 공소장 내용이다.
최 씨의 특검 공소장에는 “피고인(최 씨)과 대통령은 뇌물을 수수하기로 공모했다”는 표현이 수차례 등장한다. 다음주 21일 소환 예정인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대부분이 공모 관계인 최 씨의 범죄 사실로 이미 정리가 됐다는 의미다.
최 씨의 공소장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예상 공소장을 구성했다.
이듬해인 2016년 2월 15일 박 전 대통령은 안가에서 이 부회장을 또 단독 면담한다. 이 부회장에게 박 전 대통령은 “정유라를 잘 지원해 줘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사전 검토 중인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승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 “바이오 신산업 분야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관련 환경규제 완화 및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부탁을 했다.
특검은 이에 대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봤다. 삼성의 승마 지원 관련 뇌물은 77억원에 달한다. 약속금액을 포함하면 213억원이다.
박 전 대통령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관련 뇌물수수에도 개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을 돕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이 설립한 단체에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이 지원하게 하라”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부가가치세 5000만원을 계산해 5억 5000만원을 2015년 10월 2일에, 역시 부가가치세 9800만원을 포함한 10억 7800만원을 2016년 3월 3일 송금했다.
김진원·고도예·이유정 기자/jin1@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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