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경쟁본격화 주담대 출시여부 초긴장 “수신ㆍ자본은 약점” 지적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첫 선을 보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금융권의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으며 고객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시중 은행권도 긴장감을 내비치고 있다.
5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총 고객수는 전날 같은시각 3만9798명에서 7만4560명으로 전 날에 이어 만 하루만에 2배 가까이가 더 늘었다. 같은 시간 개설된 수신 계좌 수(잠정 집계)는 전날 4만1307건에서 7만8078건으로, 체크카드 발급 건수 역시 3만6290건에서 6만6894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대출건수는 5584건으로 전날 같은 시각 2714건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케이뱅크가 지난 3일 영업 개시 3일만에 가입자 7만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최근 수익성이 높아지며 영역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제2금융권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고객 발길 잡기에 나섰다. 케이뱅크가 초기 영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우량신용의 대출 고객들이 대출 갈아타기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서다.
저축은행 업계 1위(자산 기준)인 SBI저축은행은 지난 3일 최저 금리를 기존보다 1%포인트 낮춰 연 5.9%를 적용하는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SBI 중금리 바빌론’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더드림, 키위정기예금’에 신규 가입하면 최고 연 2.1% 금리를 주는 이벤트를 시작해 수신 고객 잡기에 나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1~3등급 사이의 신용등급인 고객들이 케이뱅크 중금리 대출 상품에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본다. 수신 상품은 크게 눈에 띄는 상품이 없다”면서 “케이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인터넷은행에 적극 대응하기에는 정부 규제로 운신의 폭이 좁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확대를 막기 위해 금융권 여신을 틀어막고 있는데다, 자산 1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의 BIS비율 기준이 내년부터 기존 7%에서 8%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규모 기준 상위 10개사 가운데 6곳(OK·한국투자·HK·OSB·웰컴·현대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전년대비 하락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10.5%로 2015년(17.02%)보다 6.52%포인트가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은 3.38%포인트, 웰컴저축은행은 0.62%포인트 BIS비율이 감소했다. 지난해 주요 상위권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크게 늘려 수익을 키운 결과로 풀이된다. 강화된 충당금 및 자산건정성 기준을 맞추려면 대출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은행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여ㆍ수신을 운영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도 자본금 충당을 못하면 대출고객을 유인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며 초반 돌풍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저축은행권에 대한 각종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향후 판도는 정부당국이 키를 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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