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국내 동거인구의 절반 이상이 동거를 결혼으로 가는 한 과정이 아니라 ‘결혼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수정 부연구위원의 ‘비혼 동거인구의 경험 및 가치관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경험 없이 이성과 동거중이거나 동거경험이 있는 만 18~49세 사이의 2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결혼의 대안으로 동거를 선택한 사람이 50.6%(128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결혼과정의 한 단계로서 동거를 택한 사람의 비율은 49.4%(125명)였다.

결혼의 대안으로 동거를 선택한 사람들은 ▷상대와 의지하며 같이 지내고 싶어서(19.0%) ▷이성교제 중 데이트비용, 방값 및 생활비절약을 위해(18.6%) ▷결혼제도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려고(13.0%)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결혼과정의 한 단계로 동거를 택한 사람들은 혼인의사가 있지만 집 마련, 결혼식 비용 등 경제적인 이유로(24.1%) 동거를 택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이어 결혼전 살아보면서 상대에 대한 확신을 갖기위해(17.4%), 임신해서와 집안의 반대 등이 각각 4.0%씩 이었다.

하지만 동거를 모두에게 공개한 경우는 6.3%에 그쳤다.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응답자가 26.9%, 가족 친구 동료 등 일부에게 공개한 경우가 66.8%를 차지했다. 공개하지 않은 이유로는 ‘다른 사람들이 안 좋게 생각하거나 편견을 가지고 볼까봐’가 48.5%로 가장 많았고 부모 가족 주변의 우려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35.4%), 스스로 떳떳하지 못해서(13.9%)의 순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30.4%는 동거관계 계약서나 각서를 작성한 경우는 ‘있다’고 답한 반면 69.6%는 ‘없다’고 답했다. 동거 관계를 법적으로 등록하고 인정받는 등의 제도를 마련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72.0%는 ‘찬성(약간 찬성 52.2%, 매우 찬성 19.8%)’의 입장을 보여 28%인 ‘반대(매우 반대다. 5.5%, 약간 반대 22.5%)’를 압도했다.

우리 사회의 동거에 대한 호의 정도와 관련, 응답자중 88.6%는 ‘호의적이지 않다(전혀 호의적이지 않음 37.2%, 약간 호의적이지 않음 51.4%)’고 답했다. 호의적이라는 응답은 11.5%(약간 호의적임 9.9%, 매우 호의적임 1.6%)’에 불과했다.

동거로 인해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1%로 없다보다 약간 높은 반면, 정부 혜택 및 서비스에서 차별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45.1%로 없다(54.9%)보다 낮았다. 인식적 차별은 구체적으로 성적으로 개방적이라거나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보는 것을 느꼈던 경험 또는 불륜으로 간주하거나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보는 등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한 경험 등이 제시됐다.

변 부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타인의 시선과 편견 때문에 동거 사실에 대한 공개가 자유롭지 않고 동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불편함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동거 가족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해 교육 및 캠페인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거 관계를 등록하는 기초적인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내 동거 관계 보호에 대한 요구를 엿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동거와 관련된 보호 장치 마련에 대해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