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인 “의견거절” 의견 8번째 상장폐지 中기업 오명
중국원양자원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증시 퇴출(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만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증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미 수차례 허위 공시를 남발하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데다가, 중국기업으로는 8번째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는 점에서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는 또 한 번 고조될 전망이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본지 4월3일자 3면 기사 참조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은 전날 외부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신한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회사의 현금흐름 발생 등에 대한 일부 증빙을 받지 못했다”며 “우발부채와 소송사건에 대해서도 충분하고 적합한 검토절차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상장사는 감사인으로부터 ‘부적정’이나 ‘의견거절’을 받을 때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내달 15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을 한 날로부터 20일 이내 상장공시위원회가 열려 개선기간 부여 또는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만약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중국기업으로는 8번째다.
지난 2009년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중국원양자원은 이미 수차례 허위공시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대여금과 이자를 못 갚아 소송을 당했다’, ‘선단이 파업 중’이라는 악재성 공시를 쏟아내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성사’ 등 호재를 잇달아 공시하면서 투자자 혼란을 부추겼다.
이때마다 투자자가 접할 수 있는 정보는 공시와 회사 홈페이지가 전부여서 매우 제한적이었다. 외국기업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도 받지 않아, 금융당국의 감리도 불가능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중국원양자원은 투자자들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게 문제”라며 “우리 규제 범위 밖에 있는 중국 기업이라서 특히 관리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말썽은 2011년 중국 섬유업체 고섬을 떠올리게 했다. 고섬은 상장된 직후 1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2개월 만에 상장폐지됐다.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되면서 약 2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개인투자자들이 재산손실을 입게 된 것은 물론 중국기업의 기업공개(IPO) 시장도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기업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차이나 리스크’가 두드러진 만큼 이번 사태도 중국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명한 정보관리와 소통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양영경ㆍ김지헌 기자/ana@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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