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스마트화·국민 레포츠 등으로 패러다임 대수술, 매출정체·각종 의혹 해소…미션실행 나선 이양호 마사회 회장 말(馬)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신물로 통한다. 대철학자 야스퍼스는 인류가 역사를 가질 수 있는 5대요소의 하나로 ‘말’을 꼽았다.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전투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역사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말은 기원전 17세기부터 전쟁의 핵심 수단은 물론 대륙간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핵심 매개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우리 인간에게 자신의 등을 선뜻 내어주고 그만큼의 무게를 감당해 오고 있다. 그만큼 사람과의 교감이 너그럽게 또 섬세하게 잘된다는 얘기다. 때문에 고상한 말의 품성에서 얻는 교훈은 ‘상호 존중’이라고도 한다.

이런 말에 대한 시각은 안타깝게도 오늘날 국내에선 다소 부정적으로 흐른다. 승마는 귀족 스포츠로 인식되고, 경마는 도박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라를 통째로 뒤흔든 국정농단에 연루되면서 특혜ㆍ부정ㆍ비리의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 이런 점에서 한국마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또 하나 생겨난 셈이다.

경영에 녹여낸 청렴·현장·책임 3가지 키워드

이양호 회장은 이런 와중에 신임 마사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12월이었다. 취임이후 ‘마도성공(馬到成功)’의 기운을 전파해 최우선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신념으로 ▷청렴 ▷현장 ▷책임 3가지 키워드를 경영으로 녹여내고 있다. 마도성공은 ‘말이 거침없이 달려 도달하듯이 성공을 이룬다’ 는 뜻으로 중국 진시황의 고사에서 유래됐다. 마사회가 말처럼 국민의 행복을 위해 거침없이 질주하겠다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가 묻어난다.

이 회장은 1983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 30여년 넘게 국내 농업정책의 굵직한 현안을 해결해왔다는 평가다. 우리 농업이최대 위기에 처했던 1989~1990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이 회장은 농업정책과에서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을 최초로 도입해 ‘농업진흥지역’을 추진했다. 농업진흥지역은 기존의 절대농지, 상대농지 필지단위의 규제에서 벗어나 구역단위로 전환한 것으로 우리 농업정책의 근간으로 꼽힌다. 또 이 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직후인 2000년 협동조합과장으로 농협의 부실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법을 만들어 ‘계약 농협’ 건전화의 기틀을 잡았다.

정유라 국정농단 연루설 불구 빛나는 성과들

지난해 전국이 국정 농단으로 떠들썩하면서 마사회도 의혹에 휘말렸다. 이로인해 회복하기 힘들정도로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지난해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전국 24개 공기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부패방지 시책 평가 최우수 등급과 건전화 평가 A+, 정부3.0 우수 공공기관 선정, 기관 경영평가 역대 최고점 등 무수한 성과를 달성했다.

“임직원들은 실추된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여러 의혹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따져본 후, 나름대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결국 답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변화된 모습, 달라진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 회장은 무엇보다 ‘정유라 승마 지원 특혜’에 관한 진실 규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많은 시간과 힘을 쏟아 사실을 바로잡고자 노력했다고 보고를 받았지만, 특정기업ㆍ기관과 연루돼 국정농단의 중심에 선 탓인지 마사회의 목소리는 국민들의 가슴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승마종목은 태릉선수촌에 별도의 훈련시설이 없어 입촌이 제외된 종목으로 마사회는 대한승마협회의 협조요청 공문에 의해 정기적으로 승마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규정에 따라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서 ‘특정인’이 아닌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시설물 사용을 협조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인을 위한 시설물 협조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고스란히 국내 말산업 관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마사회의 설명이다.

“각종 오해와 의혹에 대해 일관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진실을 전달하는데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승마의 인식전환과 위신강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칠 계획이예요. 국내 말산업 육성과 발전을 이끌 그날까지 언제나처럼 한 점 부끄럼 없이 제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보는 경마→즐기는 경마’ 고객 고령화 해소 현재 마사회가 봉착해있는 위기로 ‘경마고객의 고령화’를 꼽는다. 이로인해 이 회장은 보는 경마를 탈피해, 즐기는 경마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 중 이다. “21세기 20 ~ 30대 젊은 고객들은 단순히 보기만하는 것에서는 큰 만족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ICT 기술 등을 활용해 경마시스템을 스마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마사회는 어려운 승식 명칭은 물론 자동구매(오토벳)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고객이 배당을 선택하면 해당되는 승식과 마번 정보가 함께 제공되는 ‘고객주도형 베팅’ 도입도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렛츠런파크를 경마와 레저문화가 공존하는 국민여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경마와 정보기술(ICT)을 접목해 2030으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놀라운지’와 같은 특화 공간을 확대하는 게 대표 방안입니다. 또 경마체험과 연계한 축제와 행사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예정입니다. ‘경마’와 ‘F&B가 결합된 ‘맛있는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예요. 이외에도 레저와 경마가 융합된 스포테인먼트형 경마축제를 끊임없이 선보일 거예요.”

또 이 회장은 마사회의 지향점으로 6차 산업 확장을 제시했다. 농업은 원료를 생산하고(1차 산업), 가공식품을 만든다(2차 산업). 체험형 농장을 운영하는 게 3차 산업이며, 이것들을 한곳에서 즐기면 6차 산업이 된다.

“말을 키우고(1차 산업), 사료·장비 등을 만들어 팔고(2차 산업), 승마와 경마를 즐기는 것(3차 산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면 골프를 치고, 3만 달러면 승마를 즐기고, 4만 달러가 되면 요트를 탄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한국의 2016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561달러이지만) 3만 달러 시대를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승마를 취미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한다고 봅니다.”

경주수출·경마기술 사업화가 미래 먹거리

이 회장은 취임이후 ‘마사회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서 밤낮없이 고민한 결과, ‘말산업으로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의 여가 선용에 기여한다’는 미션을 수립했다.

“해외 경마를 비롯해 국내 사행산업, 정책 환 경, 사회ㆍ기술 환경, 고객 성향, 재무 환경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한 결과, 새로운 미션과 비전, 4대 추진전략을 세웠습니다. 특히 혼자만의 청사진이 되지 않게 내부직원은 물론, 정부, 언론인, 시민단체, 고객 등 다양한 외부 목소리에 귀 기울였어요.”

이 회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4대 추진전략은 ▷말산업육성 ▷경마시행 ▷마케팅 서비스 ▷지속성장이다. 그는 우선적으로 ‘말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공급자 중심에서 이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요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승마클럽을 확대하고 학교체육을 연계함으로써 유소년 승마를 육성하고 농촌 관광승마 활성화로 승마수요를 창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죠. 또 주력 사업인 ‘경마’도 스마트화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최고의 레저스포츠’로 탈바꿈시켜야합니다.”

마사회 연 매출은 2011년부터 7조원대에서 정체돼 있다. 비용은 해마다 늘기 때문에 이익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이 회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지난해 마사회 당기순이익은 2300억원으로 다른 산업보다는 좋지만 매년 이익이 100억~200억원씩 줄어든다는 건 나름의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신 성장 동력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한 실정이지요. 현재 마사회가 주력하고 있는 해외 경주 수출과 경마기술 사업화 등은 그런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경주 수출은 경주영상을 해외에 송출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업으로 한국경마의 우수성을 대외에 홍보할 수 있어 의미가 상당하다. 지난해에는 홍콩, 호주, 마카오 등 5개국을 대상으로 수출을 진행, 457억 원에 달하는 현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부터 수출 대상국을 확대해 2022년까지 10개국, 현지매출 10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리=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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