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 동물사체 목격 사례 매년 잇따라 -종교 의식 대부분…끝낸 후 제물로 투기 -서울시 “CCTV 확대해 감시체계 강화할 것”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봄에서 초여름 쯤 한강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강물을 타고 과일, 양초 등이 떠내려옵니다. 소 머리, 돼지 머리 등 동물 사체가 보일 때도 허다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3년 째 루어낚시를 즐긴다는 직장인 이모(30) 씨는 낚시 도중 종종 아찔한 경험을 한다. 낚싯대를 건져보면 가끔 물고기가 아닌 생각지도 못한 것이 따라와서다. 이 씨는 “소나 돼지 등의 절단된 동물 부위가 걸릴 때가 있다”며 “볼 때마다 사람 신체는 아닐까하는 생각에 깜짝 놀란다”고 했다. 이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동물 사체를 강물에 버리는지 의문이다”고 의아해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에서 발견되는 동물 사체 대부분은 종교 의식의 희생양이다. 무속인 혹은 전직 종교인 등이 동물들로 제를 지낸 뒤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동물 사체는) 단순 음식물 쓰레기일 때도 있으나, 대개 자신이 모시는 신을 위한 제물 용도일 때가 많다”며 “발견되는 부위도 (제사상에 올리는)머리 부분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 시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1월 용왕에게 제사를 지낸다며 한강 잠수교 북단 교각 아래에서 동물 사체를 무단 투기한 종교인 A 씨를 붙잡았다. 특사경에 따르면 A 씨는 자신 딸의 건강을 위해 소 머리 1개, 제수용 암퇘지(33㎏) 1마리로 제를 지낸뒤 한강에 무단 투기했다.

작년 8월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당시 전직 종교인 B 씨는 2015년 10월부터 약 10개월간 제물을 바친다며 모두 16차례 동물 사체 13.7t을 흘려보낸 혐의로 수갑을 찼다. 이러한 일은 매년 반복되는 중이다.

시에 따르면 공공수역인 한강에 동물 사체를 무단 투기하다 적발되면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는 넓은 한강 일대를 모두 감시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에 “순찰 강화를 위해 한강 상류의 구리, 남양주 등 감시 사각지대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 설치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한편 수질오염 등에 대한 우려에는 “한강에 투기된 동물 사체가 한강 취수원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동물 사체는 한강사업본부가 직접 수거한 뒤 전문업체가 나서 깔끔히 소각한다”고 설명했다.

강필영 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동물 사체를 한강에 투기하는 것은 한강을 종교적인 대상으로만 보는 편협적인 시각에 따른 행동”이라며 “명백한 위법행위로 끝까지 추적해서 잡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