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신세계 인공지능 기술 기반 맞춤 서비스 -온라인 쇼핑업계도 개발자 인원 보강 등 활발 -해외 유통업계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아마존 ‘아마존 고’, 이베이 ‘샵봇’ & ‘VR 백화점’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매장은 어디에 있습니까.” “본관 7층에 있습니다.”

시내 한 백화점 매장 안내데스크의 직원과의 일상적인 대화가 아니다. 안내데스크에 등장한 로봇과의 대화다.

일본에서는 호텔 등에서 로봇이 등장해 투숙객들을 맞는 등 일상화돼 있지만 국내서는 좀체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하지만 유통업계도 4차산업의 바람이 불면서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 그 4차산업혁명이 유통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근간이 되는 IT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 혁신적인 IT기술을 도입한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무인마트’를 열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계산대 없는 편의점 ‘아마존 고’는 앱을 스캔해 매장에 들어선 후 쇼핑할 물건들을 담아 그대로 나오면 된다. 기존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상품을 계산대에 하나씩 늘어놓고 계산하는 절차가 필요 없는 것이다.

AI, VR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베이는 지난해 메신저 연동 쇼핑 챗봇 ‘샵봇(Shopbot)’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들이 이베이와 페이스북간의 연동을 수락한 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관련 질문을 하면 바로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딥러닝 기법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학습을 하기 때문에 대화를 할수록 더 똑똑해진다. 이베이 호주는 지난해 호주 마이어백화점과 손잡고 세계 최초 VR백화점을 오픈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3D로 재현했다. 알리바바도 지난 7월 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바이플러스(Buy+)’를 공개했다. 바이플러스에 입점한 제품을 VR 환경에서 구매 및 결제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IT기술 도입이 활발하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이례적으로 100명 가량의 개발자 채용을 선언했다. 가격 경쟁, 감성 쇼핑 등에 주력하는 온라인쇼핑 업계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IT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2월에는 국내 IT 분야 개발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도 개최했다. e커머스가 단순한 유통사업이라기 보다는 고도의 기술기반을 가져야 하는 IT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컨퍼런스에서 테크와 e커머스의 연계성 및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베이의 위상과 비전 등을 심도있게 다뤄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같은 선상에서 유통업계도 AI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달 25일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소공동 본점에서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선보였다. 엘봇은 말하고 움직이는 기능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고에빅토르, 베이크, 옵스(OPS) 등 본점에 위치한 유명 F&B 매장을 고객에게 추천하고 안내한다. 엘봇은 롯데백화점이 제공하는 대표 옴니채널 서비스인 ‘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데스크’ 이용 방법도 소개한다. 한국어ㆍ영어ㆍ일본어ㆍ중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엘봇에 인공지능(AI)기반의 대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고객들의 취향을 1:1로 저격하는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 ‘S마인드’를 선보였다. ‘DM(Direct Mail)’을 통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쇼핑 정보를 전달하던 방식을 탈피하고, 인공지능 고객분석 시스템을 가동해 고객 맞춤형 1:1 소통한다. 신세계가 자체 개발한 개인화 서비스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한다.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쇼핑 정보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우선 전달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쇼핑업계는 이미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모바일 쇼핑 업계 최초로 선보인 옥션의 구매내역 음성검색 서비스 ‘말하고 사자’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구매 시 음성검색 버튼을 누르고 검색 키워드를 말하면 구매기록을 찾아준다.

11번가도 1대1 대화를 통해 디지털 제품이나 가전제품을 추천해주는 인공지능 챗봇을 도입했다. 챗봇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메시지를 인식해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제안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온ㆍ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유통업계 전체를 질적으로 크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유통업계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업계들이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할땐 4차산업혁명의 시기에 도태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