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시 제재 없이 2번 더 응시 시행일 2019년초로 반년 늦춰 택시업계, 수용여부 고심 중 ‘文 제도개선 공약’에 기대도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국토교통부가 65세 이상 고령 택시운전자에게 적용하려고 추진 중인 ‘택시자격유지검사’ 제도를 일부 수정할 방침이다. 기사들이 불합격 판정을 받더라도 영업정지(14일)없이 30일 안에 두 차례 재응시 기회를 더 주는 ‘삼진아웃제’를 검토하고 있다. 제도 시행일정도 당초보다 6개월 늦춰진 2019년 1월 1일로 미루기로 했다.
4일 국토부와 전국개인택시연합회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나 이 같은 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은 애초 연합회가 택시자격유지검사제 시행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서울역 앞에서 개최하려던 날이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수정안엔 택시 기사가 자격 유지 시험에 떨어져도 영업정지가 아닌 30일 내 2번 가량 시험을 더 치를 수 있는 방안이 담겼다. 속칭 ‘삼진아웃제’다. 이 제도 도입을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원안)엔 테스트에 불합격하면 14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돼 있었다. 수정되면 규제가 한층 완화되는 셈이다.
7개 항목으로 구성된 테스트는 연세대 심리학과 측에 의뢰해 고령자에 맞게 개발됐다. 1~5등급의 점수 체계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5등급이 2개 이상이면 불합격이다. 국토부는 시험 응시료도 첫 해 2만원 이후엔 1만원으로 인하하는 안을 택시 업계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또 제도 시행일을 2019년 1월 1일로 변경키로 하고 현재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에 올라가 있는 원안에 이를 반영했다. 정부 안팎에선 법제처ㆍ규제개혁위 심사를 거치면 시행일이 내년 2018년 7~8월께로 잡힐 걸로 점쳤는데, 이보다 6개월 가량 연기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제도 시행 첫 해, 고령 택시 기사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데드라인’은 2019년 12월 31일까지로 늘어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하니 충격완화 차원에서 시행일을 연기한 것”이라고 했다.
개인택시 업계는 국토부의 수정 제안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회 측은 자격유지 관련 자율규제 권한을 달라는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데다, 65세 이상으로 돼 있는 규제 대상 연령을 상향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토부 수정안 제시를 계기로 접점을 찾을 여지도 감지된다.
유병우 전국개인택시연합회 회장은 “(국토부 측에) 대선 끝나고 시간이 있으니 유연성을 갖고 생각하자고 했다”며 “서로 부딪혔던 국면에서 이해하는 상황으로 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택시 업계 일각에선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으로 ‘택시 고령운전자 자격유지 검사제도 불합리점 개선’을 내걸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원 중 일부가 민주당 쪽 관계자를 만났는데, ‘자격검사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길 들었다”며 “우리 주장이 어처구니 없으면 도와주겠다고 하겠나”라고 전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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