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원장 후임선임 지체 대출규제, 소득 증대 방안등 정책기준 모호한 현안도 많아 실제 준비기간 두달도 안될듯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월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핵심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에 비상이 걸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즈음해 일찌감치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후임자 인선이 늦어지며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대책마련의 핵심인데 방향을 줄 ‘대장’이 없는 셈이다.
가계부채 대책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주무부처들과 합동으로 발표되지만, 통상적으로 정책 마련의 핵심은 금융위가 맡아왔기에 위원장의 공백이 더욱 큰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설령 금융위원장 인선이 곧 이뤄진다고 해도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곧바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기획재정부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조차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당장 금융위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1순위 정책 과제로 꼽히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ㆍDTI(총부채상환비율) 대출 규제의 원점 환원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내리기도 곤란한 처지다. 임종룡 위원장은 올해 초 업무보고 자리에서 일찌감치 추가 연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런데 새 정부 국무위원이 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일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새 위원장의 지침이 중요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일찌감치 가계부채관리를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힌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로드맵 수정 작업도 해결과제다. 금융위는 DSR 도입이 금융권 대출 심사에 큰 변화를 수반하게 되는 만큼 공식 규제지표로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2019년까지 3년에 걸친 로드맵에 따라 금융회사 건전성 유지를 위한 간접적인 감독지표로만 활용한다는 방침을 올초 공표했었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과 함께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자 DSR 규제가 간접적 감독지표에서 직접적 규제로 조기에 바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LTVㆍDTI 비율처럼 DSR에도 구체적인 규제 수치가 제시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로 유지하기 위한 소득증대 방안도 금융위의 핵심 과제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될 재원을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보증기관 등을 통해 서민들에 지원하는 방안과, 장기 연체 채권의 상각 등이 동시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당국은 행복기금이 보유한 10년 이상 1000만 원 이하 연체 채권을 소각하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가능한 실행 방안과 적용 범위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 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차기 금융위원장 선임이 지나치게 지연되는 느낌이 든다”라며 “수장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석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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