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 제언

문재인 대통령은 실질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로 일자리 50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급한 판단은 부작용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 반드시 고용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사합의가 우선 돼야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업종, 업체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2시간 이상 근로하는 사업장은 대부분 제조업, 그 중에서도 납품기일에 얽매여 있는 하청업체가 많다”면서 “부족한 설비로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근로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배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신규 채용하는 기업에 한시적으로 인센티브를 주고 노동자들도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연장근로수당 몫의 임금인하를 감수하는 결단을 내려야한다”면서 “다만 한번에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은 충격이 크기 때문에 정부도 단계적으로 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은 사용자와 근로자 등이 머리를 맞대고 생산성 향상, 임금 인상 등의 사안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면서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걸 당연시하는 관행을 개혁해야 근로시간 단축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제도의 쟁점은 실근로시간의 단축”이라며 “근로기준법상 법정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이다. 그렇지만 실제 여기에 1주 12시간의 연장 근로시간이 허용되고, 다시 1주일 평균 1회 이상 부여되는 휴일 근로도 가산수당을 지급하면 허용된다. 그 결과, 우리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1주일에 60시간을 훌쩍 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장시간 근로는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면서 “기업과 근로자들이 좀 더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근로시간 규제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 60시간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과 유럽에서 시행했던 주 40시간으로 줄이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주 52시간은 기업입장에서 단순한 야근비를 줬던 것을 휴일 야근으로 책정, 임금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근로자들의 쉴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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