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철(38)에겐 ‘데스노트’가 있었다. 일단 밉보이면 큰 일이다. 의도치 않게 그를 막아서도 데쓰노트 행이다. 야망을 향한 전력질주에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 싶으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버리는 국내 일일드라마 사상 ‘넘버3’에 꼽힐 만한 ‘나쁜놈’으로 6개월을 살았다. 덕지덕지 내려앉은 분노를 지워내면 박정철은 ‘일상의 얼굴’로 돌아온다. KBS2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의 장태정을 통해 전무후무한 악역 열전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박정철을 지난 9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났다.

“저…피곤해보이나요? 요즘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비슷한 감정으로 수개월을 살다 보니 후유증이 있다고 한다.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천상여자’의 시작과 끝엔 박정철이 있었다. 드라마 자체가 장태정이라는 인물의 악행으로 태어났다. 박정철은 때문에 지난 103회 동안 악행의 강도를 높여가며 시청자 앞에 섰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온힘을 다해 화를 냈다. “만날 화를 내는 인물이라 이젠 어떻게 화를 내야 하나 딜레마에도 빠졌어요. 무턱대고 소리만 지를 수도 없잖아요? 늘 쫓기는 듯한 삶을 사는 장태정을 만들어가는 방법은 고민이었죠. 사실 ‘빅맨’의 최다니엘처럼 멋진 악역도 있지만, 장태정은 멋지지 않잖아요. 만만하고 찌질한 악역이죠.”

어떻게 하면 거슬리는 사람들을 ‘처단’할지 머리를 썼는데, 치졸한 수법이 적지 않았다. ‘일일극 단골’인 독백신도 많았다. “정말 웃겼던 건 장태정은 그렇게 다짐을 해요. 악행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다짐을 하죠. 독백 대사가 엄청 많았어요. 혼자 꾸미고, 혼자 만족하고, 혼자 실망하죠.” 배우로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는 욕심은 애초에 지우고 “대본으로만 올인”했다.군데군데 녹아든 ‘막장 요소‘도 있는 그대로 소화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런 “장태정이 정말 웃긴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겐 이 ‘만만한 악역’이 ‘분노의 배출구’였던 모양이다. 동네 갈빗집이라도 가면 아주머니들은 ‘천상여자’를 부러 틀어주며 박정철을 반겼다. “화면하고 다르게 인상 좋네!” 요즘 박정철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라고 한다. 자기 편 하나 없던 박정철의 고립무원은 ‘아줌마 부대’의 사랑과 유일하게 장태정의 해피엔딩을 바라던 아내 덕에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잖아요.”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극성 강한 악역, 막장으로 치부되는 일일극으로의 도전은 박정철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한 때는 ‘멜로왕자’였고, 예능(SBS ‘정글의 법칙’)에선 털털한 허당 도시남으로 인기였다. “몸에 맞는 옷만 입을 순 없죠. 군 제대 후 복귀한 작품이 줄줄이 실패하고 연기자로 고비도 왔죠. 시청률이 부진하면 전적으로 연기자의 책임이거든요. 트렌디물에만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때도 있었지만, 인생이 제 맘 같진 않아요. 내 경험을 쌓아가며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역할 선택에 있어 기존 이미지를 생각하진 않게 돼요.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 충분해요.“ 그래도 워낙에 느긋하고, 긴 인생계획을 세우는 박정철에게 노상 불안한 장태정은 쉽지 않았다. “‘천상여자’보다 ‘정글의 법칙’ 다녀오는 게 훨씬 쉬워요. 아, 또 가고 싶은데…”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2일 종영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에서 장태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정철이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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