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사업본부, 9월까지 생태 교란동물 퇴치기간 운영 -붉은귀거북ㆍ배스ㆍ블루길 등 3종 집중 포획 나서 -질긴 생명력에 먹성 좋아 방치하면 생태계 파괴 위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매년 이맘때면 한강에서 시작되는 ‘포식자’ 사냥이 올해도 이어진다.

1일 서울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해 ‘한강 생태계 교란 야생동물 퇴치기간’은 오는 3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3개월간이다. 본부는 이 기간에 주변 환경이 좋아서 야생동물이 몰리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밤섬의 가장자리 두 곳에 퇴치망을 설치한다.

이번에도 핵심 표적은 어김없이 ‘붉은귀거북’, ‘배스’(큰입우럭), ‘블루길’(파랑볼우럭) 등 세 종류다. 같은 생명체를 퇴치하는 행동이 비윤리적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잡아야 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는 게 본부 측 입장이다.

▶반려동물에서 포식자된 ‘붉은귀거북’=붉은귀거북은 눈 뒤쪽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수컷은 약 15.6㎝, 암컷은 약 20㎝로 최대 29㎝까지 자란다.

1970년대 초 미국에서 애완ㆍ방생용으로 들여온 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숙한 거북 종류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일부 사람들이 질리거나, 종교 상 이유로 한강에 붉은귀거북을 방생하면서 비롯됐다. 민물에는 천적이랄 게 없어 개체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명은 약 20년으로 최대 35~40년까지도 산다. 미꾸라지, 수생 곤충과 양서류 등을 모두 잡아먹고, 1년마다 알 5~22개를 낳는 등 번식력도 뛰어나 순식간에 생태계 파괴 주범으로 이름을 올렸다.

▶높은 적응력에 안방 차지한 ‘배스’=배스는 1973년 국내 강과 호수에 사는 담수어류 개체 수를 늘리고자 해외 각지에서 수입했다. 20~40㎝가 보통 크기이며, 최대 60㎝ 이상으로도 자란다.

10℃ 이하 저온과 27℃ 이상 고온에서도 죽지 않고, 산소량과 유속 영향도 비교적 받지 않는 질긴 생명력 덕에 너무 잘 적응한 게 오히려 문제가 됐다.

토종 붕어 등 소형 어류와 수생 곤충, 각종 파충류의 성체(成體)는 물론 이들이 낳은 알들까지 모두 먹어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경쟁이 될 어종이 쏘가리와 가물치 정도 밖에 없는 등 천적도 적어 방치 시 먹이사슬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포획 대상으로 손꼽힌다.

▶한강의 작은 무법자인 ‘블루길’=블루길도 담수어류 종류를 다양화하기 위해 1969년 일본을 통해 본격 들여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0~20㎝가 가장 흔하고 25㎝를 넘기면 대형급에 속한다.

무리 지어 생활하며 대개 새우와 소형 어류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배스와 마찬가지로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며, 높은 번식력과 함께 자신의 알들을 보호하려는 습성도 강해 순식간에 한강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맛이 없고, 이른바 ‘손 맛’도 없는 탓에 낚시꾼도 꺼려 크기는 작지만 배스보다도 생태계 파괴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잡은 생태교란 동물들은 먹이로=본부는 매해 퇴치기간에 생태교란 야생동물을 약 600~800마리 포획한다. 이 가운데 배스와 블루길은 동절기 겨울철새 먹이로 둔다.

붉은귀거북은 한국조류보호협회 협조를 받아 독수리 등의 먹이로 공급 중이다.

한편 이들은 환경부 고시로도 지정돼 있는 생태계 교란 생물로, 만일 한강 등에 무단 방생하다 적발되면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