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백운규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오는 24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취임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지난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백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보고서를 채택했다. 일부 청문위원들은 “신고리 5ㆍ6호기 중단에 따른 피해인식이 미흡하다”면서 “통상업무 경험이 전무해 통상 협상을 이끌 역량이 있는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산업부 장관으로 업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부적격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탈(脫) 석탄ㆍ원자력 발전’을 지지하는 학자 출신인 백 장관은 신고리 5·6호기 일시 중단의 절차적 정당성을 묻는 질문에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혀 이를 둘러싼 청문의 공방이 길어지면서 하루를 넘겨 새벽 1시30분까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인 백 장관을 산업과 통상, 자원 등 실물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 수장에 임명한 것은 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백 장관은 지난 4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캠프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에 에너지 전문가로 합류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개 과제 중 산업부 주관 과제는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ㆍ육성 ▷친환경 미래 에너지 발굴ㆍ육성 ▷탈원전 정책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 ▷보호무역주의 대응 및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 등 6개다. 이 중 에너지관련 과제는 2개로 탈원전 기조 아래 새로운 에너지 발굴ㆍ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건설이 잠정 중단되자 정치권을 비롯한 해당업계와 지역주민 사이에서는 건설중단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28.8%(5월말 기준)가량 진행된 공사에 들어간 예산만 1조6000억원에 이르고 공사가 완전히 중단될 경우 매몰 비용은 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부 장관으로 현직 교수가 기용된 것은 지난 2000년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 이후 17년여 만이다. 그동안 주로 관료나 국회의원 출신이 산업부 장관을 맡아왔다. 경북대 경영대학원장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영호 전 장관은 경제학자였다. 경제나 산업 전문가가 아닌 에너지 전문가가 산업부 장관으로 온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산업부안팎의 전언이다. 학과장 이외는 조직의 장을 맡아본 적이 없는 백 장관이 산업부 소속기관과 공공기관 56개를 아우르기에는 벅찰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산업부 산하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이 사장은 최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부터 공공기관 적폐 기관장 10명 중 한 명이었다. 적폐 기관장으로 지목된 10명 중 3명은 산업부 소관 공공기관장이다.
산업부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무역 보복,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압박 등 보호무역 기조 등 현안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통상 업무 경험이 없는 백 장관이 이를 어떻게 헤쳐갈지 주목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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