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넘었는데다 전국민이 피해자 靑, 류영진 사퇴 요구에도 ‘무한 신뢰’ 與野, 전·현 정부책임론 ‘네탓 공방’만 산란계 농가 부실 관리로 ‘살충제 계란’ 파동이 23일로 8일째를 맞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식품 안전 관리에 책임이 있는 정부도, ‘농피아’가 포진한 친환경 인증 민간업체도, 살충제를 사용해온 농가도 모두 ‘사태 수습’을 핑계로 뒤로 숨고 있다. 식품 안전 불감증이 전ㆍ현 정부에 걸쳐 드러나면서 정치권도 ‘책임 떠넘기기’, ‘네 탓 공방’ 등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숙한 초동 대응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어온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해임 요구마저 청와대가 거부하면서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가 없는 사건이 돼 버렸다. 하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이 수습 국면에 접어든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3일 정치권에서는 류영진 식약처장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살충제 계란 파동의 책임을 류 처장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약학 전문가’라는 경력을 차치하더라도 고위공직자으로서 무책임한 태도와 문제 인식이 결여된 답변, 부적절한 언사가 연일 도마에 올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 류 처장의 아마추어리즘에 혀를 내둘렀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류 처장은 공직자의 기본도 안돼 있고 국민의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식약처장”이라면서 “책임총리답게 해임 건의 1호로서 해임을 건의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류 처장은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매일 2.6개의 살충제 계란을 먹어도 되느냐’며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 “살충제 계란 2.6개를 평생 먹을 순 없지 않느냐”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류 처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책을 ‘짜증’으로 표현하다 농해수위 위원장(직무대행 이개호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질문이 가소롭냐”는 원색적인 비판이 나왔다.
상황이 이런 데도 청와대는 류 처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초기 업무 파악이 부족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염려를 키운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문제는 실무적인 책임을 질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살충제 계란의 부실한 관리가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라면 허술한 대응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야가 연일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부실 인증’ 논란이 제기된 친환경 인증업체와 금지된 살충제를 뿌려온 산란계 농가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개호 농해수위 위원장 직무대행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축산법에 따르면 금지된 약품을 쓸 경우 일정 부분 형사 제재까지 가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친환경 인증을 남발한 인증업체와 금지된 약품을 쓴 산란계 농가는 어떤 식으로든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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