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배우 박해진의 깊어진 눈빛에 안방이 전율했다. 지난 17회분을 통해 조금씩 드러냈던 박해진의 연기력이 18회 만에 진가를 발했다. 지금까지의 ‘닥터이방인’은 박해진에게 이 순간을 위한 전초전처럼 비쳤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극본 박진우, 김주, 연출 진혁 홍종찬, 제작 아우라미디어) 18회에서 한재준(박해진 분)은 서서히 오준규(전국환 분)를 압박하며 숨통을 조였고, 결국 자신의 힘으로 거대한 성의 주인을 쓰러뜨렸다. 드라마에선 ‘복수의 순간’이었고, 박해진에겐 숨겨뒀던 한 방이 폭발한 시간이었다.
이날 방송분에서 한재준은 오준규의 아들이자 명우대학교병원 경영기획실장 오상진(강태환 분)을 고발하는 것으로 복수의 끈을풀어갔다. 한재준의 복수를 알아챈 박훈(이종석 분)과 오수현(강소라 분)은 그를 만류했지만, 이미 한재준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분노로 자란 어린 재준의 마음을 대신 전하는 명우대병원 에이스 한재준은 오준규에게 진심 어린 사과만이 복수를 멈출 유일한 방법이라며 마지막 기회를 줬다. 하지만 가진 자에겐 아직도 지킬 것이 많았다. 당연히 과오를 인정하지도 않았다. 결국 한재준은 숨겨왔던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며 자신의 계획을 하나씩 꺼내보였다.
“지난 20년동안 매일 하루도 잊지 않고 이사장님의 이름을 노트에 적었다”며 “그 노트가 늘어날수록, 기회가 다가 올수록 두렵기도 했다”는 한재준의 음성엔 배우 박해진의 고민이 엿보였다.
오직 복수의 순간만을 되새기며 성장했지만, 그 복수심으로 인해 자신을 포기해야하는 한 인물의 고뇌를 담았다.
그러면서도 “혹시 이사장님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과거의 일을 후회하고 반성하면 어쩌나? 진심으로 사과하면 어쩌나 고민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용서를 해야 할까? 용서를 하면 그 동안의 내 삶은 뭐가 되나 걱정했는데.. 근데 다행입니다. 이렇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여서 정말 다행입니다”라는 대사에선 수십 년간의 분노를 품고 살면서도 흔들렸던 인간 한재준을 향한 위로가 담겨있었다.
특히 “제가 20년 전에 그 이성훈입니다. 내 인생 헛되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준규 이사장님”이라고 자신의 존재를 밝히며 비친 박해진의 눈물은 이날 방송의 백미였다.
박해진의 눈물 한 방울엔 지난 18회 동안 달려온 한재준 캐릭터의 모든 것이 담겼고, 이날 방송을 통해 보여준 박해진의 대사 전달력과 얼굴에 스친 쓸쓸함과 허탈함, 서글픔의 감정은 한 단계 성장한 배우 박해진의 모습을 보여줬다.
박해진의 연기가 빛을 발한 ‘닥터 이방인’ 18회는 시청률 조사기관 TNmS 수도권 기준 12.8%, 전국 기준 11.5%를 기록하며 첫 방송 이후 지금까지 동 시간대 1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닐슨코리아 역시 수도권 기준 11.2%, 전국 기준 10.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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