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서서히 속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인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폭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신고 포상금을 도입하면서 내부 고발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관련 기업의 지분율만 낮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지적된 내용을 반영해 계열 분리된 친족 기업과의 거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안 등을 국회에 보고했다. 공정위는 보고서에서 “대기업집단에서 계열 분리된 친족 회사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규제 공백의 우려가 있다”며 “친족 기업과의 거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이 같은 대책은 한진그룹의 계열사였던 유수홀딩스처럼 계열 분리된 친족 회사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유수홀딩스는 한진의 계열사였지만 2015년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제수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으며계열사에서 분리됐다. 동일인(총수)이 지배하는 회사에 대해 친족 등이 소유한 주식의 합계가 발행주식 총수의 3% 미만이면 계열사에서 분리가 가능했다.
계열 분리 직전 유수홀딩스 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등의 한진해운과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68%에 달했지만 계열 분리가 되면서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는 받지 않게 됐다. 과거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50% 미만인 경우’에만 친족 기업의 계열 분리가 가능했만 1999년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 조항은 삭제된 상태다.
이로 인해 상호주식보유, 임원겸임 등만으로 친족 기업 여부를 따지게 되면서 상당수 친족 기업들이 규제 망에서 빠져나갔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공정위의 계획에 대해 “공시의무 부과뿐만 아니라 규제 공백을 해소하고 위반행위를 실효적으로 억지하기 위한 포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며 “계열 분리 승인 때 내부거래 비중 요건의 부활 등 공정위의 제도 개선방향을 언급하지 않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힌 것은 다소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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